돌아온 PC 온라인게임... 내년 글로벌 시장 노린다

    입력 : 2017.11.17 09:37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35國 676社 전시부스 2857개… 모두 역대 최대 규모 기록해
    PC온라인게임 신작 대거 등장… 실제 같은 화려한 그래픽 특징
    올해 처음 스타트업 전용 부스 36개사 참신한 아이디어 선보여
    국내외 게임사·투자자들 관심


    1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 Star) 2017'. 전시관 중앙에 마련된 넥슨 부스는 400여 명의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관람객들은 2시간 넘게 기다린 뒤에야 넥슨이 내년에 내놓을 예정인 '피파온라인 4'를 체험할 수 있었다. 게임 화면에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클로즈업되자 한 관람객은 "TV 화면으로 보는 거랑 정말 똑같다"고 말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오버워치' 등 게임을 스포츠 종목으로 삼아 프로게이머들이 대결을 펼치는 e스포츠 대회가 열려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1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수백명의 관람객들이 넥슨이 내놓은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올해로 13회째인 지스타는 모바일·PC 온라인 게임, 가상현실 게임 등을 선보이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한국을 비롯해 35국 676 게임 업체가 전시 부스 2857개를 마련했다. 행사는 19일까지 열린다. /뉴시스


    13회째를 맞는 지스타가 이날 부산에서 나흘 일정으로 '당신만의 게임을 완성하라!'를 주제로 개막했다. 올해는 국내 주요 게임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호황 속에 열렸고 참여 기업 수 35국 676개, 전시 부스 2857개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였다. 넥슨·넷마블게임즈·스마일게이트·컴투스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총 출동했고 엔비디아(그래픽 카드)·LG전자(게임용 노트북)와 같은 게임 관련 기기 제조 업체들도 자사의 기술을 선보였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돌아온 PC 온라인 게임… 내년 외국산과 격돌 예고


    이번 전시회에는 화려한 그래픽의 PC 온라인 신작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 레이싱 게임 '니드포스피드 엣지', 총쏘기 게임 '타이탄폴' 등 무려 5종의 신작 PC 온라인 게임을 선보였다. 신작 PC 게임들은 현실처럼 실감 나도록 게임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피파온라인은 실제 축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따와 게임 그래픽으로 재현했고, 경기장 현장 소리를 녹음해 게임 속에 삽입했다.


    지스타에 참가한 한 관람객이 국내 게임 스타트업 누믹스 미디어 웍스가 만든 VR 게임 전용 기구를 이용해 총싸움 게임을 하고있다. /임경업 기자

    모바일 게임이 올 한 해 게임업계의 호황을 이끌었다면 내년에는 대형 PC 게임 신작들이 줄지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로 올 한 해 인기몰이를 한 블루홀은 신작 PC 온라인 게임 '에어'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캐릭터들이 하늘을 날고, 비행기를 타고 싸우는 화려한 게임이다. 넥슨의 김광택 실장은 "내년엔 PC 온라인 게임이 대거 출시되면서 글로벌 PC 게임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이라며 "올해 모바일 게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면 내년에는 PC 게임이 해외시장 진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모바일 게임 1위 업체 넷마블은 과거 인기를 끌었던 PC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옮기는 전략을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11월 출시 예정인 '테라M'을 비롯해 4종의 모바일 게임을 공개했다. 이 중 세 게임은 넷마블이 아닌 엔씨소프트, 블루홀, 위메이드 등 다른 게임사가 개발했던 PC 온라인 게임을 가져온 것이다.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이날 행사장을 깜짝 방문해 전시장 곳곳을 살피기도 했다. 방 의장은 "예년보다 PC 온라인 게임 신작도 많고 장르도 다양해졌다"며 "게임업계가 PC와 모바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각자의 영역에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게임 호황에 스타트업도 대거 등장


    올해 지스타는 다양한 장르의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 참가해 게임 업계의 창업 열풍을 증명했다. 창업진흥원이 올해 처음으로 마련한 국내 게임 스타트업 전용 부스에는 36개 게임 스타트업이 참여했고, 30여 개의 국내 투자사·게임사와 11개 해외 게임사들이 이들을 만나기 위해 지스타를 찾았다.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은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생각지 못한 분야를 파고들어 해외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다.


    창업 6년차 국내 스타트업 누믹스 미디어웍스가 개발한 VR(가상현실) 게임 전용 기구를 체험하기 위해 50여 명이 줄지어 기다리기도 했다. 이용자가 걷고 뛰는 대로 게임 속 가상 캐릭터가 움직이고 모형 총을 들고 방아쇠를 당기면 게임 속 캐릭터도 총을 쏘는 등 온몸으로 즐기는 체험형 게임이다. 이 회사의 최성욱 대표는 "온종일 해외 게임사에서 나온 직원들을 맞느라 정신이 없다"며 "이번 지스타를 통해 수십억 투자를 받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매출 3600억원 규모의 일본 게임업체 마벨러스의 도모 히사나가 매니저는 "한국 PC 게임은 3D(3차원 입체) 그래픽이 놀랍도록 발전했고, 모바일 게임은 게임 내용이 풍부해졌다"고 "경쟁력 있는 한국 게임을 발굴해 일본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