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까지... 이젠 TV로 본다

    입력 : 2017.10.31 09:13

    [위성·케이블TV, OTT 잇단 출시]


    KT 스카이라이프 '텔레비' 한 달여 만에 5000대 판매
    CJ헬로비전 '뷰잉'도 큰 인기


    작년 출시 '딜라이브 플러스박스' 지난달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


    위성·케이블 TV업계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인터넷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기존 위성·케이블로 제공하지 못했던 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 유료 방송 시장의 경쟁자인 IPTV(인터넷TV) 사업자들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이런 서비스로 기존 케이블TV에서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동영상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PC와 스마트폰으로 각종 동영상을 시청하는 게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동영상이 TV 속으로 들어온 셈이다. 기존 동영상에 새로운 서비스를 얹는다는 의미에서 OTT 서비스로 불린다. 미국에서는 인터넷 기반의 OTT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기존 케이블 가입자가 감소하는 '코드 커팅(code cutting·케이블 선을 자른다는 의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케이블TV 채널들이 넷플릭스 같은 해외 콘텐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국내 방송 사업의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TV와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OTT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달 내놓은 텔레비(TELEBEE)가 최근 한 달여 만에 5000명 이상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비스는 유튜브, 왓차플레이(영화), 브이라이브(네이버 실시간 방송), 페이스북 비디오 등 인터넷 동영상과 지상파·종편 8개 실시간 방송 채널을 제공한다. CJ헬로비전이 지난 25일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서 예약 판매를 실시한 OTT 기기 뷰잉은 6분 만에 예약 판매 물량 1000대를 소진했다. CJ 측에서는 8만~9만원대에 가로·세로 10㎝가량 크기 기기를 TV에 달기만 하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20·30대 소비자층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용 CJ헬로비전 부사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TV와 인터넷 동영상을 즐기는 이른바 '얼리 어답터(제품 초기 사용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전체 가입자가 이미 3200만가구를 돌파하며 포화 상태에 도달한 유료 방송 시장에서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는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딜라이브 플러스박스를 출시해 이미 쏠쏠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가입자 수가 이미 10만5000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선 '하우스 오브 카드'와 '옥자' 등 넷플릭스의 콘텐츠 파워 덕분에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딜라이브 홍명호 국장은 "넷플릭스 이외에 무료로 시청이 가능한 동영상 앱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방송 기술 환경이 바뀌는 가운데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새로운 시장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케이블 가입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


    미국에서도 OTT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같은 인터넷 공룡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고, 미국의 기존 케이블 업계도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 위성방송 디렉TV는 디렉TV나우를 내놨고, 지상파 abc·폭스·NBC가 월트디즈니의 인기 프로그램을 주문형 비디오(VOD) 방식으로 볼 수 있는 훌루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에서는 OTT 서비스 확산으로 기존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 가입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V로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동영상을 즐기게 되면서 케이블 가입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시장 조사 업체 라이크만 리서치 따르면 미국 내에서 지난 1분기 넷플릭스 가입자(약 5100만명)가 케이블 가입자(약 4800만명)를 앞질렀다.


    ☞OTT(over-the-top)


    TV를 통해 인터넷 기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기존 방송 서비스에 새 서비스를 추가한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요즘 새로 출시되는 TV 세트에는 인터넷 연결 기기가 내장돼 있으며 별도의 전용 기기를 설치해 인터넷과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