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8이 35만원... '번개 보조금'에 매장 북적

    입력 : 2017.10.11 09:26

    [연휴 마지막날 '떴다방'식 영업… 통신3사, 하루 번호이동 3만여건]


    노트8, 60만원 추가 보조금… 갤럭시S8은 50만원 지급
    판매점, 방통위 단속이 걱정돼 개통 전 고객 명함 요구하기도
    보조금 상한제 3년 만에 폐지… 고액 보조금 경쟁 더 치열해질듯


    "1시간 동안 보조금을 집중 지원합니다. 지금 아니면 이 가격에 갤럭시노트8 못 가져갑니다."


    9일 오후 휴대폰 판매 센터가 밀집한 서울 신도림테크노마트 9층이 휴대폰을 사기 위해 방문한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판매점들이 최신 휴대폰 모델에 50만~60만원 상당의 고액 보조금을 뿌려 손님 수백 명이 몰렸다. /이기문 기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오후 2시 서울 신도림테크노마트의 R판매점에서는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8에 60만원, 갤럭시S8에는 50만원씩 추가 보조금 지급을 약속하며 고객 모집에 열을 올렸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에는 4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날 9층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 80여곳마다 손님들이 3~4명씩 앉아 상담을 받느라 북적였다. 판매점 직원에게 출고 가격 109만4500원(저장 용량 64기가바이트 기준)인 갤럭시노트8을 얼마에 살 수 있느냐고 묻자, 직원은 계산기에 '35만9500원'을 입력해 보여줬다. 6만원대 요금제를 5개월 유지하는 조건으로, 통신업체에서 주는 공식 지원금 13만5000원에 판매점이 추가로 지원금 60만원을 더 주겠다는 뜻이었다.


    현행 규정상 휴대폰 판매점은 통신업체 보조금의 15% 한도 내에서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일선 판매점들이 지난 1일 보조금 상한 규제가 풀린 것을 계기로 고액의 보조금을 뿌리며 '떴다방식'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매장 직원은 "오후 1시 30분부터 1시간만 운영하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2시 30분이 지나자 60만원이던 지원금 규모는 50만원대로 줄어들었다.


    이날 매장을 찾은 회사원 이모(33)씨는 "이곳 신도림 집단 상가나 용산·강변 상가에서 시내에 있는 일반 매장보다 스마트폰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휴 마지막 날 개통 봇물


    이날 통신 3사 번호 이동 건수는 3만2323건을 기록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연휴 기간 가운데 최대치를 기록했다. 갤럭시노트8 사전 예약자들이 개통을 한꺼번에 했던 지난달 15일 3만8452건에 이어 올해 하반기 가장 높은 수치다. 통신업체 관계자는 "추석 기간 스마트폰을 사려는 대기 수요가 연휴 마지막 날 한꺼번에 몰렸고, 일부 판매점에서 이에 호응해 고액 보조금을 뿌렸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번호 이동 기준은 하루 약 2만4000건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추석 연휴 기간 유통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특별상황반'까지 운영했지만 달아오른 판매 시장을 규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더 싼 가격에 단말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현금을 살포하는 판매점을 막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판매점들은 "단속이 걱정돼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전 명함을 요구하고 스마트폰 검사까지 했다. 매장 직원은 고객의 스마트폰을 받아 녹음 여부를 확인하고 찍힌 사진도 꼼꼼히 검사했다. 소비자가 단말기 출고가에서 통신업체 보조금을 뺀 실(實)구매가를 판매점 계좌에 입금하면, 판매점은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약속한 추가 보조금을 돌려주는 '페이백(payback)'을 해줬다.


    ◇상한제 폐지돼 보조금 경쟁 더 치열해질 듯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통신업체들과 판매점들의 고액 보조금 유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조금의 상한(上限) 규제가 지난 1일 3년 만에 폐지되면서 통신업체들은 이전 33만원까지 지급했던 보조금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서울 신도림·용산·강변에 있는 집단 상가에서만 벌어졌던 고액 보조금 살포가 부산 지역까지 세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 통신업체가 보조금 경쟁을 시작하면 다른 업체들도 이에 대해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어 판매점들의 고액 보조금 영업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도림테크노마트 D판매점 직원은 "이달 말 신형 아이폰8이 출시되면 기존 스마트폰 재고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