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체크카드 "케뱅" 소액대출·송금은 "카뱅"

    입력 : 2017.09.08 09:05

    [Cover Story] 인터넷 은행 돌풍… 판매하는 금융 상품 장·단점 꼼꼼히 따져 보니


    한국의 인터넷 전문 은행(인터넷 은행) '2호'로 지난 7월 문을 연 카카오뱅크가 한 달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초 영업을 시작한 첫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Kbank) 가입자(49만명)의 6배를 넘는 수치다. 기존 시중은행들도 인터넷 은행 열풍에 대응해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신무기'를 속속 내놓고 있다. 금융 소비자로서는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골라 쓸 좋은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인터넷 은행 '정면대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에 힘입어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장기 승부처는 역시 금리·수수료 같은 금융의 '기본'에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 은행의 사용법을 현재 판매 중인 금융 상품을 가지고 알아봤다.


    그래픽=양인성 기자


    ◇입출금 통장 잔액이 작다면 카카오뱅크가, 크다면 케이뱅크가 유리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에 가입할 경우 가장 기본적으로 만들어지는 상품은 수시 입출식 통장이다. 두 곳 모두 당장 인출할 일이 없는 돈을 '묶어두면' 해당 금액에 연 1.2% 금리를 준다. 소비자가 입출금 통장에서 '당장 쓸 수도 있는 돈'과 '묵혀둘 돈'을 직접 가르면, 금리를 차등 적용해주는 것이다. 케이뱅크 '듀얼K 입출금 통장'은 잔액 중 일부를 '남길 금액'(최대 1억원)으로 설정하고 한 달간 유지하면, '남길 금액'에 대해서는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연0.2%를 적용한다. 카카오뱅크는 입출금 통장 잔액 중 일부를 '세이프박스'(최대 500만원)에 보관하도록 설정하면, 하루만 맡겨도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나머지 돈에 대해서는 연 0.1% 금리가 적용된다.


    ◇예·적금은 기본 금리는 카카오뱅크, 우대 금리 챙기면 케이뱅크


    예·적금 금리는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보다 유리하다. 만기 1년 기준 케이뱅크 '플러스K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연 2.2%,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2.0%다. 단, 우대 금리를 적용하지 않은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높다. 카카오뱅크는 기본 금리가 연 2.0%이고, 케이뱅크는 기본 금리(연 1.6%)에 급여이체·케이뱅크 카드 사용 등 조건을 만족해야 우대 금리(최대 연 0.6%포인트)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적금 금리도 케이뱅크가 높다. 케이뱅크 '플러스K 자유적금'은 최고 연 2.5% 금리(우대 금리를 최대 연 1.1%포인트 받을 경우)를 제공하는데, 월 300만원씩 납입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은 기본 2.0% 금리에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금리 0.2%포인트를 더해준다. 대신 카카오뱅크는 여유가 있을 때 적금에 더 불입할 수 있도록 추가 납입 제도를 운영한다. 추가 납입(계좌당 최대 월 300만원)을 고려하면 월 600만원까지 적금 가입이 가능한 셈이다.


    우대 금리를 하나하나 챙기기 번거롭다면 케이뱅크 '코드K 정기예금(최대 연 2.1%)' '코드K 자유적금(최대 연 2.5%)'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제휴사에서 제공하는 코드 번호를 입력하면 우대 금리를 한 번에 챙길 수 있는 상품이다.


    ◇신용 대출 받기는 당분간 '하늘의 별'


    두 곳 모두 출범 당시 빠르고 저렴한 신용 대출을 내세웠지만, 지금은 인터넷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쉽지 않다. 케이뱅크는 대출이 급증하자 '속도 조절'을 이유로 7월부터 직장인 신용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마이너스 통장 개설을 하거나 신용 대출을 받는 데 몇 주씩 걸렸다는 사용자 불만이 많다. 또 최근 직장인 신용 대출 금리를 최저 연 2.83%에서 2.88%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연 2.83%에서 2.98%로 올리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나 신용도가 다소 낮은(3등급 이하) 사람을 위한 중금리·소액 대출은 두 인터넷 은행 모두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 최저 금리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가 유리하다. 최저 금리 기준으로 연 3.41%에 300만원까지 빌려준다. 케이뱅크는 일괄 금리인 연 5.5%로 300만원(실적에 따라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한 달 24만원 이상 쓴다면 케이뱅크 체크카드


    인터넷 은행은 아직 체크카드만 출시한 상태다. 전월 체크카드 실적이 24만원이 넘는다면 케이뱅크 체크카드 혜택이 쏠쏠하다. 케이뱅크는 이용 실적(한 달 24만원 이상)에 따라 이용 금액의 최대 1.0%(최대 1만원)를 포인트로 쌓아준다. 적립된 포인트는 1포인트당 1원으로 전환하여 케이뱅크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다. 지난 8월 출시한 케이뱅크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는 월 24만원 이상 이용하면 이용액의 1.2%(최대 3만원)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카카오뱅크는 이용 금액의 0.2%(주말·공휴일엔 추가로 0.2%)를 적립해준다. 전월 실적이나 한도 제한이 없는 게 장점이지만, 비슷한 요건의 신용카드인 현대카드 '제로'나 KB국민 '리브메이트' 등이 최대 2%포인트를 쌓아주는 것에 비해 적립률이 낮은 편이다.


    ◇국내외 송금은 카카오뱅크가 우위


    국내외 송금은 카카오뱅크가 우위에 있다. 국내 송금의 경우 두 인터넷 은행 모두 상대편 계좌 번호를 몰라도 무료 송금이 가능하다. 케이뱅크 '퀵 송금'은 문자메시지를, 카카오뱅크 송금은 카카오톡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일 송금 한도는 카카오뱅크가 100만원으로 케이뱅크(50만원)보다 높다. 단, KEB하나은행도 하루 300만원까지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무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송금은 카카오뱅크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내세우는 종목이다. 케이뱅크는 아직 서비스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로 5000달러 이하를 해외 송금할 경우 수수료는 기존 은행의 10% 수준인 5000원(5000달러 초과는 1만원)이다. 아울러 환전 수수료(외화를 사거나 팔 때의 환율 차이로 은행이 버는 돈)도 송금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환전 수수료는 은행이 '환율 우대'를 얼마나 해주는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카카오뱅크의 환율 우대율은 50%인데 씨티은행·SC제일은행은 최대 90%(인터넷·모바일 해외 송금 기준)다. 송금액이 커질수록 환율 우대로 인한 혜택도 많아지기 때문에, 씨티·SC제일은행 등의 송금·환전 수수료 총액이 카카오뱅크보다 적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