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검진, 하나만 해도 되지 않나요?

  •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전동진 교수

    입력 : 2017.09.05 19:09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전동진 교수(영상의학과)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발생률이 매년 5.9%씩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0만 명당 6.1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고, 생존율은 91.3%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적극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유방암 발견빈도가 높아진 점이 이러한 결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방암 검진을 위해서는 유방을 압박하여 납작하게 만들어 방사선 촬영을 하는 유방촬영과 유방초음파가 주로 이용된다. 대표적인 이 두 가지 검사에 대해 검진센터를 방문한 수진자들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오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 유방촬영은 아프고 불편한 검사이고,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불안감이 있어 초음파검사로만 유방암검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무증상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선별검사를 할 때 유방 초음파만 하는 것은 권고사항이 아니다. 조기 유방암이 있을 때 유방초음파에서는 특별한 소견이 없이 유방촬영에서 미세석회화 소견만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검진을 했는데 이런 이유로 조기유방암을 놓친다면 손해가 막심할 것이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느끼는 유방촬영에 대한 불편함은 살짝 용서(?)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유방 촬영은 숲을 보는 것이고 유방초음파는 나무를 보는 것'으로 비유하는 것은 유방초음파검사만 시행하는 것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방촬영은 유방에 압박을 주어 유방 조직을 되도록 납작하고 얇게 펴서 시행하는데 압박이 잘 되어 납작해질수록 오히려 방사선 노출이 적고 유방내부가 잘 보이게 되므로 크기가 작은 암도 진단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사용하는 유방 촬영기기는 방사선 조사량이 적어 피해가 크지 않다고 하니 유방촬영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은 갖지 않는 것이 좋겠다.


    둘째, 유방촬영을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하고 얼마 만에 한 번씩 해야 하느냐에 대한 것이다.
    나라마다 사정이 달라서 검사 권고안이 조금씩 다른데, 미국암협회 기준에 따르면 40-44세는 개개인에 따라서, 45-54세 매년, 55세 이상 2년에 한 번씩 유방 촬영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 암 검진 사업으로 시행중인 유방암 검진권고안에 따르면 40-69세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씩 유방촬영을 시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 환자 발생 연령은 40대> 50대 > 60대 > 30대 > 70대 순이다. 폐경 전 유방암 비율이 낮은 서구에 비해 한국은 40대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고 40세 이하 환자도 약 15%나 차지하는데 이는 서구에 비해 3배 높은 수치이다. 그러므로 한국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조기검진 기준이 필요하다.


    참고로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의 유방암 검진은 증상이 없는 대상자인 경우에 한해서, 35세 미만은 필요에 따라 유방 촬영이나 초음파검사를, 35세 이후는 2년에 한번씩 유방 촬영을 기본으로 하고 추가로 유방 초음파를 시행하고 40세 이후는 매년 유방 촬영을 기본으로 하고 추가로 유방 초음파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유방촬영단독시행과 비교해서 보면 유방촬영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병용했을 때 유방암 발견율이 2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유방이 성장 분화하는 10-20대 젊은 여성은 기본 검진법으로 유방촬영을 시행하지 않으나,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일반 권고안을 따르지 않고 적극적이고 추가적인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거나 유방암의 기왕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비정형 유관 증식증이라는 조직검사 진단을 받은 경우 등이 고위험군에 속하는데 이러한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좀 더 이른 나이에 유방촬영을 시작해야 하고, 유방 초음파는 물론 필요에 따라서 유방 MRI까지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셋째, 실리콘이나 파라핀을 유방실질에 직접 주입한 유방인 경우 이물질로 인해 유방 촬영은 물론 유방초음파로도 유방암을 발견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상 유무를 판단 할 수 없는 유방 촬영으로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이런 경우에 해당 된다면 검사 전에 미리 알려서 유방촬영을 시행하지 않도록 하고 대신 유방 MRI로 대체할 수 있다.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암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나이, 과거력, 가족력 등을 고려한 맞춤 유방암 검진을 받아 막연한 유방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