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인공지능, 베를린서 '家電'과 만나다

    입력 : 2017.08.28 09:07

    [유럽 최대 IT쇼 'IFA' 내달 개막]


    떠오르는 스마트홈 주도권 잡기… 글로벌 가전업체들 접전 예고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V30 첫선, 삼성전자는 기어핏 신제품 공개
    국내 스타트업 20개사도 부스


    '거실 속으로 들어온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가전 시장을 선점하라.'


    다음 달 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IFA 2017'은 미래의 기술로만 여겨지던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가전 시장의 주류로 떠오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밀레, 파나소닉, 하이얼 등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집 안의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시연 공간을 마련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IT 신제품도 대거 공개된다.



    올해 IFA에는 50개국에서 1600여개 기업과 관련 단체가 참가하고 25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전시회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IFA는 매년 하반기 세계 IT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이자 기업 간 거래의 장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시회 기간 동안 체결된 계약 규모만 약 45억유로(약 5조9800억원)에 이른다.


    ◇삼성·LG 등 스마트홈 시장 쟁탈전 치열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이용한 스마트홈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8730㎡(약 2640평) 규모의 전시장을 꾸미고 자사의 모든 가전제품과 모바일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 체험 공간을 꾸민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과 냉장고 '패밀리허브'에 탑재된 음성 비서 '빅스비'에 명령을 내리면 각종 가전제품의 기능을 원하는 대로 작동할 수 있다"면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스마트 가전제품인 패밀리허브 냉장고. 삼성전자는 IFA 2017에서 패밀리허브를 중심으로 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홈 환경을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LG전자도 스마트홈을 전면에 내세운다.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오븐 등 자사의 7개 가전제품을 아마존의 음성 인식 AI 스피커 '에코',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 홈'으로 작동하는 기술을 시연할 예정이다.


    1일 열리는 개막식 기조연설의 핵심 주제 역시 인공지능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가전업체 필립스의 피터 노타 최고경영자(CEO)는 필립스가 사물인터넷을 통해 모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개인에게 적합한 건강관리 방법을 제공하는 비결을 설명한다. 화웨이의 위청둥 CEO는 화웨이가 출시할 스마트폰용 인공지능 비서의 개발 과정과 미래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핏비트의 제임스 박 CEO는 벤처기업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기조연설자로 나서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의 진화에 대해 강연한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IFA에서는 가전제품 자체의 기능보다는 효과적인 연결 방법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며 "누가 더 사용자의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V30, 기어 스포츠 등 신제품 주목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제품은 개막을 하루 앞둔 31일 공개되는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V30이다. V30은 테두리가 거의 없는 디자인에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이 강점이다. 구글의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 한국어판이 탑재됐고, 방수·방진 기능도 갖췄다.


    LG전자가 IFA 2017에서 전시할 월페이퍼(벽지) 디자인의 'LG시그니처 올레드TV W'. 두께가 3.85㎜에 불과할 정도로 얇은 게 특징이다. /LG전자


    삼성전자는 30일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스마트워치 '기어 스포츠'와 운동 기기 '기어핏' 신제품을 공개한다. 기존 제품보다 운동 관리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니는 엑스페리아 XZ1 등 스마트폰 3종을, 화웨이는 전략 스마트폰 메이트10을 선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블랙베리와 HTC도 신제품을 내놓고 반등을 노린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가 양분하고 있는 초고화질 TV 기술 경쟁은 이번 IFA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파나소닉, 소니, 필립스, 뱅앤드올룹슨 등이 대형 OLED TV 신제품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출시한 88인치 QLED TV 신제품이 주력 전시품이다. 또 삼성전자는 전시회에서 중국 TCL·하이센스 등과 함께 'QLED 포럼'을 발족하면서 세 불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중견기업 한샘과 공기청정기 업체 에어비타, 마인즈랩·베이글랩 등 국내 스타트업 20여곳도 이번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한다. 올해 IFA에서는 처음으로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을 위한 'IFA 넥스트 스타트업 데이'도 진행된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160여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스마트홈, 가상현실, 디지털헬스 등의 주제에 맞춰 기술력을 뽐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