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8 공개·이재용 선고... 삼성의 운명 가를 이틀

    입력 : 2017.08.22 09:11

    [노트7 단종 오명 씻기·리더십 공백 탈출 여부 맞물려 초긴장]


    - 해외에서도 깊은 관심
    갤럭시 노트 신화 부활시키고 삼성전자 경영 공백 회복할지…
    WSJ "투자자들 주목하고 있다"


    - 李부회장 구속 6개월
    구조 개편·대형 투자 논의 중단, 해외 기업 인수·합병도 全無
    "전자보다 계열사들이 더 문제"


    '24일 갤럭시 노트8 공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선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운명의 이틀'이 시작된다. 갤럭시 노트8은 발화 사고로 인한 대규모 리콜 등으로 총 7조원의 피해를 입히고 불명예 퇴장한 '노트7' 이후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해 내놓는 야심작이다. 삼성 총수 일가로는 사상 처음으로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의 재판에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차장(사장) 등 전·현직 삼성 최고위 임원들도 줄줄이 기소돼 있다. 결과에 따라 삼성을 요동치게 할 수 있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재용 선고


    삼성전자는 24일(미국 시각 23일)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갤럭시노트8'을 공개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갤럭시노트8'은 '노트7' 단종 사태의 오명을 완벽하게 벗어내고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제품이다. '갤럭시S8'을 통해 배터리 안전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이번 '갤럭시노트8' 공개 행사를 통해 '노트 시리즈의 부활'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노트8이 공개된 다음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전자의 전·현직 임원은 한국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이들에 대한 뇌물 혐의 등에 대해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삼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해외에서 더 뚜렷하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삼성 투자자들은 갤럭시 노트 8 공개와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재판 결과에 따라 이 부회장은 회사로 돌아가거나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 부회장의 운명은 삼성 제국에도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의 공백이 길어지면 스마트폰에서부터 테마파크, 바이오 의약품을 아우르는 거대 기업의 리더십 공백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조지 앨런 전 미국 버지니아주지사도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최근 워싱턴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최근 눈부신 성장을 해온 삼성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스캔들에 연루돼 후계자가 구속돼 불안정한 리더십 상황에 놓여있다"며 "정부와 기업 간의 밀접한 관계는 한국 문화의 일부였는데, 많은 이는 이 부회장이 검찰의 타깃이 돼 12년 구형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사상 초유의 경영 공백 생기나


    이 부회장의 구속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증권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전환 사업에 당장 차질이 생겼다. 금융감독원은 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삼성증권의 발행 어음 사업 인가 심사를 보류했다. 삼성의 대표적인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 11월 준공되는 3공장 건립 직후 4·5공장 건설을 추진하려 했으나, 현재 이와 관련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경우 주요 경영 전략과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결정하는 사내 경영위원회가 올 2분기에는 단 2차례만 열렸다. 지난해 2분기에는 총 4차례의 경영위위원회가 열렸는데 올해는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지난해에는 경영위원회에서 총 4건의 인수·합병(M&A) 사안이 논의됐는데, 올해는 전무(全無)했다. 기존 프로젝트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정도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요 이슈와 대규모 신규 투자 등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이 부회장이 함께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이런 공백을 앞으로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보다 삼성그룹 부실 계열사가 더 문제"라며 "컨트롤타워가 없어 부실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이슈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해외부패방지법(FCPA)을 적용받게 돼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물게 될 수 있고, 해외 유망 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힘들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