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은 급전 유리... 市銀, 해외송금 환율우대

    입력 : 2017.08.02 09:00

    [카카오뱅크 인기 폭발… 금리·수수료 市銀과 비교해보니]


    카카오 예금이자 한도없이 2%
    케이뱅크는 5000만원까지 2%
    직장인 신용대출의 경우 최저금리가 많아 비교 필수


    한국의 인터넷 전문은행(인터넷 은행) '2호'로 지난 7월 27일 문을 연 카카오뱅크가 예상 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 출범 5일 만에 가입자(계좌 개설 기준)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4월 초 영업을 시작한 첫 인터넷 은행 케이뱅크(Kbank) 가입자는 7월까지 40만명 정도였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이 카카오뱅크의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승부처는 역시 금리·수수료 같은 금융의 '기본'이라는 시각이 많다.


    기존 시중은행들도 인터넷 은행 열풍에 대응해 새로운 금융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카카오뱅크의 낮은 대출 금리는 '최저' 기준


    소비자는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 더 낮은 이자를 줘도 되는 대출을 찾게 마련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예금 금리는 최고 연 2.0%(만기 1년)로 같다. 은행권 평균인 연 1.58%보다 높다. 카카오뱅크는 예금 한도가 없는 반면 케이뱅크는 5000만원까지만 돈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은 차이다. 기존 시중은행 모바일 상품 중엔 KEB하나은행 '하나머니세상' 예금이 연 2.34%로 금리가 높은 편(2000만원 한도)이다.



    직장인 신용대출의 경우 카카오뱅크는 최저 연 2.86%로 마이너스 통장 금리를 책정했다. 시중은행 평균 신용대출 금리인 연 3.48%(신용등급 1·2등급 기준)보다 금리가 낮다. 단,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가 평균이 아닌 최저 금리라는 점을 감안해, 여러 은행 금리를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케이뱅크는 출범 2개월여 만인 지난 6월에 대출 총액이 5700억원을 넘어서자 '속도 조절'을 이유로 7월부터 직장인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나 신용도가 다소 낮은(3등급 이하) 사람을 위한 중금리·소액 대출은 최저 금리만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가 가장 낮다. 역시 최저 금리 기준으로 연 3.35%에 300만원까지 빌려준다. 케이뱅크는 일괄 금리인 연 5.5%로 300만원(실적에 따라 500만원)까지 대출해준다.


    ◇해외 송금 수수료만큼 우대 환율도 중요


    인터넷 은행은 송금도 훨씬 싸고 편하게 만들었다. 문자 메시지를 활용하는 케이뱅크의 '퀵 송금', 카카오톡으로도 보낼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송금 모두 수수료는 무료다. 상대편 계좌 번호를 몰라도 된다. 시중은행들도 모바일 간편 송금 서비스를 대부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간편 송금 한도는 KEB하나은행 모바일 앱인 '1Q뱅킹'(텍스트뱅킹)이 하루 300만원으로 가장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하루 100만원, 케이뱅크 및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하루 50만원까지 보낼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가장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내세웠던 해외 송금에도 기존 은행들은 '맞불'을 놓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5000달러 이하 송금 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 수준인 5000원(5000달러 초과는 1만원)으로 낮추자, 우리은행이 온라인 송금에 한해 500달러 이하 송금 수수료를 2500원으로 최근 대폭 내렸다. 적은 돈을 보내려면 우리은행이 유리할 수 있다. 아울러 환전 수수료(외화를 사거나 팔 때의 환율 차이로 은행이 버는 돈)까지 고려할 경우 기존 은행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해외에 돈을 보낼 땐 전산 등의 비용인 송금 수수료와 별도로 환율 차이로 인한 환전 수수료가 발생한다. 환전 수수료는 은행이 '환율 우대'를 얼마나 해주는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


    카카오뱅크의 환율 우대율은 50%인데, 씨티은행·SC제일은행은 인터넷·모바일로 해외 송금 시 환율 우대를 최대 90%까지 해준다. 송금액이 커질수록 환율 우대로 인한 혜택도 많아지기 때문에, 씨티·SC제일은행의 송금·환전 수수료 총액이 카카오뱅크보다 작아질 수 있는 것이다.


    카드의 경우 인터넷 은행들은 체크카드만 출시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이용 실적(한 달 25만원 이상)에 따라 이용 금액의 최대 1.0%를, 카카오뱅크는 이용 금액의 0.2%(주말·공휴일엔 추가로 0.2%)를 적립해준다. 카드 비교 포털인 '카드고릴라' 고승훈 대표는 "전월 실적 조건이 있긴 하지만 케이뱅크 체크카드의 적립률이 워낙 높아 카카오뱅크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라며 "다만 신용카드를 주로 쓴다면 전월 실적이나 한도 제한 없이 사용 금액의 최고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현대카드 '제로', KB국민 '리브메이트' 등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