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6%... SK하이닉스 경이적인 영업이익률

    입력 : 2017.07.26 09:09

    [반도체 호황에 사상 최고 실적]


    2분기 매출 6조6923억원에 영업이익 3조507억원 기록
    기술 개발로 원가 절감하고 고사양 제품 늘리며 수익성 향상… 하반기에도 공격적 시설 투자
    LG디스플레이도 2020년까지 국내에서만 15조원 투자하기로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수퍼 호황에 힘입어 올 2분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매출 6조6923억원과 영업이익 3조507억원 모두 분기 사상 최고이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영업이익률)도 45.6%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1000원어치를 팔아 456원을 남긴 엄청난 수익성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 D램(DRAM)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늘리고 신공장 건설 일정도 앞당기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도 이날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확대를 위해 2020년까지 16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호황을 맞고 있는 국내 부품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 사상 유례없는 45.6% 영업이익률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 3조507억원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3조2767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2분기의 4529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7배나 늘었고, 종전 역대 최고기록인 지난 1 분기 실적(2조4676억원)도 가뿐히 넘어섰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세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역대 최고 실적의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D램 평균 판매 가격은 130%, 낸드플래시는 50% 뛰었다.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세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 업체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5~6곳에 불과하다. 수요가 늘더라도 공급을 쉽게 늘리기 어려운 구조이다 보니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달성한 영업이익률 45.6%는 글로벌 제조업체를 통틀어도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들다. 영업이익률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애플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률인 35.3%(2012년)도 훌쩍 뛰어넘었고 인터넷 기업 구글(15.9%),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27.0%), 마이크론(35.3%)에도 크게 앞선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2011년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기술 개발과 생산량 증대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삼성전자에 근접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원가 절감에도 성공했다"면서 "최근에는 고사양 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수익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신기록 행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하반기에 분기마다 3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리며 연간 영업이익을 많게는 13조원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는 당분간 꾸준히 느는 반면 2020년까지는 새 사업자가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따라 공격적 시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연말까지 생산 시설 확충을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또 청주에 건설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공장과 중국 우시(無錫)의 D램 공장의 완공 시기는 당초 2019년 상반기에서 2018년 4분기로 앞당기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7조원 이상을 생산 장비 증설과 연구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 2020년까지 15조 투자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올 2분기에 매출 6조6289억원, 영업이익 804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였던 올 1분기(1조27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8배나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밝힌 투자 계획까지 포함해 2020년까지 국내에 15조원, 중국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경기도 파주시에 짓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 OLED 패널 생산 라인 P10에 2019년까지 7조8000억원을 더 투자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TV용 대형 OLED 패널은 물론,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모바일용 OLED 생산 라인 건립에도 5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중국 고가 TV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광저우에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대형 OLED 생산 설비를 갖추기로 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OLED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고 TV용과 중소형에 동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