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밖으로... 홈쇼핑 채널의 무한변신

    입력 : 2017.07.24 09:35

    [앱 서비스 등 영역 확장]


    GS홈쇼핑 '월드키친' 인수
    현대홈쇼핑, PB상품 잇따라
    CJ오쇼핑, 오프라인 매장 운영


    모바일 판매 비중도 지속 증가
    중국·동남아 등에 홈쇼핑 채널
    스타트업 투자해 수익 올리기도


    GS홈쇼핑은 이달 초 미국계 사모 펀드와 함께 '월드키친'의 지분을 인수, 경영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연매출 6억4000만달러(약 7150억원)로 북미 주방용품 판매 1위인 월드키친은 '코렐'(식기), '비전'(내열 냄비), '파이렉스'(제빵 기구) 등 10여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TV 홈쇼핑 업체가 글로벌 제조업체 인수에 참여한 첫 사례다. GS홈쇼핑 측은 "성장성이 둔화된 홈쇼핑 산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TV 브라운관 밖으로 나오고 있다. 지속되는 내수 불황과 시청률 하락세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TV 밖에서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국내 TV 홈쇼핑 매출 규모는 2012년만 해도 7조7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3년엔 15%(8조9500억원), 2014년엔 2%(9조1400억원) 성장에 이어 2015년엔 매출 8조7000억원으로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자체 PB 상품 내놓고 오프라인 매장 확대


    홈쇼핑사들은 타업체와 차별화를 위해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놓거나 백화점·아웃렛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생활가전 PB 상품 '오로타' 냉풍기를 출시했다. 홈쇼핑 업체가 생활가전 PB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갑게 얼린 냉매팩(얼음주머니)이 들어가는 냉풍기는 3~4시간마다 냉매팩을 교체해야 한다. 현대홈쇼핑 측은 "냉매팩 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예 우리가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며 "정수기처럼 냉매 없이 물을 냉각시키는 '아이스킷 반도체 방식'을 도입한 첫 제품"이라고 했다. 현대홈쇼핑은 하반기에 패션·의류 PB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패션 PB 'LBL'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홈쇼핑도 화장품이나 리빙 상품으로 PB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CJ오쇼핑은 홈쇼핑 방송에서 인기를 끈 패션·뷰티 상품이나 주방용품·식품 등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스타일온에어' 매장 6곳을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 방송 시간에만 접할 수 있었던 제품을 고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대형 아웃렛 등에서만 운영하던 이 오프라인 매장을 지난해엔 처음 백화점(AK플라자 수원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CJ오쇼핑 측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나 불만을 읽어내는 일종의 '안테나숍'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홈쇼핑도 오프라인숍 '현대홈쇼핑 플러스샵'을 3곳 운영하고 있다.


    ◇모바일 판매 비중 전체의 30~40%로 성장


    모바일을 통한 판매 비중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GS홈쇼핑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2900만건에 달한다. 올해 1분기 GS홈쇼핑의 모바일 취급액은 3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2015년 처음 30%를 넘어선 모바일 매출 비중도 올해 1분기엔 36%로 확대됐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CJ오쇼핑은 중국·인도·동남아 등 9개국에서, GS홈쇼핑은 러시아·말레이시아 등 8개국에서 합작으로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홈쇼핑 산업과 관련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홈쇼핑 가격 비교 사이트 '홈쇼핑모아'나 신선식품 배송업체 '헬로네이처'는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 20년간 TV 홈쇼핑은 40·50대 주부 고객을 중심으로 성장을 해왔지만, 이제는 TV와 오프라인·모바일의 경계가 사라지며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누가 다양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해외시장에 교두보를 잘 닦느냐에 따라 업체의 생사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