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성 증후군과 남성 갱년기 증후군, 건강검진으로 확인하자

  •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최세웅 교수

    입력 : 2017.06.28 10:55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최세웅 교수(비뇨기과)

    백세 시대라고 한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70대의 노인이 30대의 건장한 몸과 도저히 70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얼굴을 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다. 실제 외래에 오시는 환자분들 중에는 자신의 나이 대라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젊어 보이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국인의 대사성 증후군의 비율은 18.8% - 33.5%로 대략 3-5명 중 1명 꼴로 나타나고 있으며 지난 10여년 동안 5%-10% 정도 계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40세 이상의 대사성 증후군 유병율은 남성이 여성보다 흔하고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는 남성보다 흔한 걸로 알려져 있다. 분명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면도 있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신체활동의 감소, 평균 수명의 증가, 급속한 고령화로 이와 같이 대사성 질환은 높은 유병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사성 증후군은 비만, 혈압, 당뇨와 이상지질혈증 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뇨기과의 질환과도 많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들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그 중 잘 알려진 질환은 바로 남성 갱년기 증후군이 아닐까 한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성 갱년기 증후군이라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수 있다. 여성에게만 있다고 알고 있는 갱년기라는 단어가 남성에게도 사용되고 있고 비뇨기과에서는 오래 전부터 저 성선 증후군이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바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든 것의 연결고리다.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과 다르다. 여성은 폐경과 더불어 급격한 신체적/정신적 변화를 겪으면서 갱년기에 대한 인지가 쉽지만 남성은 20-30대 최고 절정이었던 남성호르몬이 점차 감소하고 40세 이후에는 해마다 약 1.6%씩 감소하면서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인지가 쉽지 않다.


    대한남성과학회는 최근 40대 이상 남성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28.4%가 갱년기 환자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말한 대사성 증후군과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남성갱년기는 노화의 과정과 관련되며 혈중 남성호르몬의 감소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성기능 변화를 아우르는 증후군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체지방 증가, 근육량 및 근력 감소, 골밀도 감소, 체모 감소 및 피부의 탄력성 변화, 우울하고 짜증스러운 기분, 불안감, 피로감, 무력감 등의 증가, 기억력, 집중력, 체력 등의 감소, 수면 장애, 성욕의 감퇴, 발기력의 감소, 정액 수의 감소 등이 있다.


    남성호르몬은 황체호르몬의 작용에 의하여 고환의 레히디히세포에서 생성된다. 또한 고환과 부신을 통하여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아침 8시경 최고로 많이 분비되고 밤 22시경에는 최저농도로 분비된다. 이와 같은 남성호르몬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75세가 되면 20-30대에 비해 30-40%로 수준으로 감소한다.


    또한 유전적 요소, 체질량 지수, 흡연, 음주, 스트레스, 대사성 질환, 일부 마약성 진통제, 포화지방산 등도 남성호르몬의 감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남성 호르몬이 낮은 경우에는 여러 연구에서 알려진 것처럼 대사 증후군의 위험인자로 여겨진다.


    남성호르몬의 결핍은 인슐린저항성, 제2형 당뇨병, 내장 비만, 지질 이상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고 이러한 요인 들이 염증인자 분비를 증가시키고 결국 혈관내피 부전 및 혈관질환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낮은 남성호르몬을 갖는 경우에 정상호르몬을 가진 남성보다 높은 사망률을 보이기도 했다. 반대로 남성 갱년기 환자를 치료 시에 대사증후군 인자가 개선되고 당뇨병 환자의 혈당이 개선되기도 했다.


    결국, 남성의 갱년기 증후군은 남성의 노화 과정, 대사성 증후군 등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이다. 남성 갱년기 증후군을 이해하고 건강검진 등으로 조기에 적절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은 대사성 증후군을 개선 또는 예방하고, 나아가 부부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고, 노화를 예방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해주는 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여러 질환을 미리 알고 대처하여 자신의 건강을 관리 유지하고자 한다. 남성 갱년기 증후군 또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진다면 티비 쇼에 나오는 건장하고 동안의 얼굴을 한 어느 70대 남성처럼 환한 미소를 띠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