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깨운 아이폰 10년... 잡스도 놀랄 앞으로 10년

    입력 : 2017.06.27 09:05

    [오늘의 세상]


    2007년 잡스가 아이폰 선보인 후 바뀐 일상… '휴대폰'이 사라질 미래


    - "스마트폰은 폰이 아닐수 있다"
    애플, 천으로 만드는 폰 개발 중… 구글, 눈으로 폰에 정보 담아
    삼성, 모든 가전기기와 차 연결… 페북, 사람의 뇌파 해독 연구


    "우리는 오늘 휴대전화를 새로 발명했습니다."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연단에 선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청바지 주머니에서 검은색의 조그만 기기를 꺼냈다.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등장이었다. 그해 6월 29일 출시된 아이폰은 휴대전화의 개념을 바꿔놓았다.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는 통화와 문자 메시지가 핵심 기능이었다. 아이폰은 휴대전화로 이메일, 인터넷 검색, 일정 관리, 게임 등 PC로만 가능했던 모든 기능을 구현했다. 컴퓨터에 통신 기능을 결합한 혁신적 발상으로 스마트폰을 모든 정보기술(IT) 기기의 허브(중심)로 탈바꿈시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4일(현지 시각) "아이폰은 10년간 전 세계에서 13억대가 팔렸고, 애플이 아이폰으로 올린 매출은 지금까지 8000억달러(약 909조7600억원)에 이른다"면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전자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IT 업계 판을 뒤집은 아이폰


    아이폰의 등장은 전 세계 IT 업계의 판도를 흔들었다. 휴대전화 시장 1~2위를 다투던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무시하다가 순식간에 몰락했다.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으로 흡수된 MP3플레이어와 카메라 제조사들은 시장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반면 빠르게 스마트폰 시장에 합류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승승장구하며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업체가 됐다. 삼성전자는 연간 3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가 최초의 아이폰을 공개하고 있다. 그해 6월 29일 출시된 아이폰은 10년간 전 세계에서 13억대가 팔렸다. /Getty Images 코리아


    애플은 아이폰용 앱(모바일 응용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장터인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도 만들어냈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앱스토어는 전 세계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쉽게 팔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면서 "인터넷 시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바일 창업 시대를 애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은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놓으며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안드로이드의 시장점유율은 86.1%, 애플의 iOS는 13.7%이다. 하지만 애플은 고가 정책을 고수한 덕분에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영업이익의 80%를 독식하고 있다.


    ◇"10년 뒤 스마트폰은 완전히 달라질 것"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아이폰이 지난 10년간 우리 삶을 바꿨다면, 10년 뒤의 스마트폰은 아예 '휴대전화'가 아닐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IT 업체들의 기술 개발 경쟁이 스마트폰을 완전히 다른 형태의 기기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래에는 아이폰을 집에 두고 다니게 될 수도 있다"면서 "아이폰의 서비스들은 손목·귀 등에 착용한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애플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가상의 모니터를 만들어 대화면 영상 통화가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 스마트폰을 천으로 만들어 옷처럼 입을 수 있고, 태양광 충전도 가능하도록 하는 특허도 출원했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은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대상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구글 렌즈' 서비스를 올해 시작할 계획이다. 영화 포스터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가까운 영화관에 예약까지 해준다. 페이스북은 뇌파로 사람의 생각을 읽어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에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는 '텔레파시' 기술을 개발 중이다. 페이스북 측은 "중국인이 중국어로 생각하면 스페인 사람이 스페인어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접거나 두루마리처럼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가전 기기와 차량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도 시작했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인 '빅스비'에 명령만 하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주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