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의 승부수 '리니지M' 첫날 200만명 훌쩍

    입력 : 2017.06.22 09:24

    [엔씨소프트 어제 모바일 게임 공개… 이용자 폭주 접속 장애도]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1위… 이용자 70%는 30·40代 남성
    金대표 "사행성 줄이고 더 즐겁게"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김택진〈사진〉 엔씨소프트(이하 엔씨) 대표의 승부수가 21일 오전 0시 베일을 벗었다. 2년 넘게 개발한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게임은 PC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고스란히 스마트폰 위에서 재현한 게임이다. 2000년대 '리니지'로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한 김 대표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PC 온라인게임 대표 기업) 엔씨는 지금 모바일이라는 격변의 우주를 떠다니는 위기 상황"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해왔다.


    ◇하루 동안 200만명 이상 몰린 리니지M


    리니지M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7시간 만에 애플의 앱장터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또 이용자들이 폭주하는 탓에 이날 하루 동안 서너 차례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엔씨는 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인 130대 대형 컴퓨터(서버)를 준비했다. 70만~80만명이 동시에 접속해도 버틸 수 있는 규모지만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접속 장애가 발생할 정도로 사용자들이 몰렸다. 이날 리니지M을 즐긴 이용자는 200만명을 훌쩍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70% 안팎은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의 줄임말)'로 불리는 30대·40대 남성 이용자였다.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가 2015년 말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지은 직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당시 김 대표는 "리니지가 (출시 후) 17년째 긴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리니지는 더 큰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마치 화성 탐사를 하는 것처럼 앞으로도 모바일로 더욱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자 100여 명이 투입된 리니지M은 작년 공개 예정이었지만 4차례나 일정을 미뤘다. 김 대표는 "작은 버그(오류)도 다 잡고 공개해야 한다"며 완벽한 게임을 요구했다고 한다. 엔씨는 리니지M을 내놓기 전, 작년 말부터 지난 3월까지 모바일게임 3종을 연달아 선보이며 철저한 시장 탐색을 했다.


    ◇김택진 대표 "사행성을 줄이고 더 즐거운 게임 만들겠다"


    김 대표는 주변에 줄곧 "게임은 게임다워야 한다"며 "과도하게 비싼 아이템을 만들어 사행성을 조장해 돈 벌기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고 말해왔다. 이용자의 충동을 조장해 비싼 아이템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리니지M에도 그의 지론이 담겨 있다. 엔씨는 이날 모바일게임의 핵심 수익원인 '아이템 통합 거래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통합 거래소는 이용자들이 게임 도중에 얻은 아이템을 다른 이용자와 교환하거나 구매하는 장소다. 이 거래소를 이용하려면 현금으로 구매한 아이템이 있어야 한다. 전날인 20일 엔씨의 이런 방침이 알려지자 주가가 하루 동안 11%나 급락하기도 했다. 엔씨의 고위 관계자는 "다음 달 5일 이전에 아이템 거래소의 오픈을 준비 중"이라며 "과소비 조장을 피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거래소 이용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M은 올 하반기 대만·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대만의 게임유통업체 감마니아와 계약을 맺고 연내 '천당M(天堂M)'이라는 이름으로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일본·중국·유럽·북미 등도 순차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