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시장 요동... 국내 1위社는 해외로, 외국社는 국내로

    입력 : 2017.04.27 09:06

    [CJ대한통운 해외社 잇단 인수… 글로벌 물류시장 'M&A 바람']


    - CJ대한통운 '글로벌 톱5' 목표
    중국·동남亞 업체들 인수 이어 인도 물류社 570억원에 사들여
    중동·중앙亞 1위 화물기업도


    - 해외 업체들도 규모 키우려 M&A
    UPS, 국내社 로젠택배 인수 추진
    페덱스, 작년 특송社 TNT 합병


    국내 물류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인수합병(M&A)과 합작사 설립을 통해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글로벌 물류업체들은 앞다퉈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이, 해외 기업들은 성장성이 큰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국내 물류 시장에서 당분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해외로 가는 CJ대한통운… "미국 등에서도 M&A 추진"


    CJ대한통운은 26일 인도의 기업화물 전문 기업인 '다슬 로지스틱스'를 570억원, 중동·중앙아시아의 대형 화물 전문 기업인 '이브라콤'을 77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다슬 로지스틱스'는 육상과 철도, 해상 수송을 담당하는 인도 내 종합물류 3위 기업이다. '다슬'은 델리와 뭄바이, 첸나이 등 4개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인도 전역뿐 아니라 인근 네팔과 방글라데시 지역에서도 물류 사업을 하고 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이브라콤'은 중동·중앙아시아에 물류 거점을 두고 있는 기업이다. 공장 건설 자재와 선박 부품 등 대형 화물(중량물) 부문에선 중동·중앙아시아 지역 1위이다. CJ대한통운의 이번 인수는 중국에서 시작한 '범(汎)아시아 물류체계 구축 작업'을 동남아시아에 이어 인도·중앙아시아까지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글로벌 물류업계 10위권인 CJ대한통운이 '글로벌 톱5'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아시아에 촘촘한 물류망을 만든 것이다.


    작년 11월 CJ대한통운이 인수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대형 물류센터. CJ대한통운은 지난 5년간 8건의 해외 인수·합병을 통해 중국·인도네시아·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했다. /박상훈 기자


    CJ대한통운이 지난 5년 동안 성공한 해외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 설립은 모두 8건. 중국에서 대형 화물과 냉장·냉동 물류 전문 업체를 잇따라 사들였고, 중국 3대 가전업체인 TCL그룹과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서남아시아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말레이시아 2위 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틱스'의 지분 31%를 확보해 1대 주주로 올라섰고, 인도네시아에선 대규모 물류센터를 인수했다.


    CJ대한통운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포화 상태인 국내 물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업체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덩치'를 키우기 위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물류 시장에선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 2위인 미국 페덱스가 4위인 네덜란드의 TNT를 인수했고, 올해 초엔 세계 3위인 미국 UPS가 영국의 프레이텍스를 사들였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우리도 앞으로 미국·유럽 등에서도 추가로 대형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도 국내 시장 '기웃'… 중소업체 생존경쟁 치열


    CJ대한통운이 해외로 나가는 사이, 택배를 중심으로 국내 물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택배 시장은 약 21억 상자, 금액은 4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장성 때문에 글로벌 기업도 택배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UPS가 국내 5위 택배업체인 로젠택배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UPS가 항공화물을 국내에서 원활하게 수송하기 위해 로젠택배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택배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앞세워 UPS가 국내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택배업을 시작할 경우, 국내 업체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소 택배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합병에 나서고 있다. 택배 시장은 커지고 있으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1~3%에 그치고 있다. 지난 2월 KG로지스가 로젠택배로부터 KGB택배의 지분을 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 류제현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택배 시장에 중소업체들이 난립해 왔으나, 앞으로 대형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대형 업체들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