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1.0과 딥러닝(Deep Learning)

  • 정상섭 KBS N Director

    입력 : 2017.04.25 09:57

    정상섭 KBS N Director

    서론 (Introduction)


    최근 국내 IT 방송미디어 소식 중 빠지지 않는 키워드중의 하나를 꼽는다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일 것이다. 올해 초부터 4월말까지 개최된 CES 2017, MWC 2017, NAB 2017 전시회가 이를 증명해준다.


    AI기반 음성인식 기술은 2017년 새해 벽두에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많은 참가 업체들이 AI 기능을 탑재하여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작동하는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자동차와 드론 등을 선보였다. 특히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의 관련 발표에 이어 다수의 시장 분석가들은 자동차 절반 이상이 2019년까지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항간에 회자되는 이야기로, 인공지능은 사람의 일자리 대부분을 빼앗아 갈 것이라거나 결국에는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어떤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이야기들로 장식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한 필자의 결론은 모두 상상력이 불러온 넌센스(Nonsense)일 뿐이라고 단정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세계경제포럼의 회장 클라우드 슈밥(Klaus Schwab)은 4차 산업혁명을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진화라고 정의하였다. 이를 통해 보았을 때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과 '융합'이 될 것이다.


    작년 10월, 미국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과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위한 준비(Preparing for the Future of 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는 서론에서 인공지능의 역사, 정의, 현황을 서술하였고, 본론에서 공공재 및 연방정부 내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규제, 연구 인력,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공정성, 안전등을 서술하였다. 결론적으로 몇가지 권고안을 제시하였는데, 요약하면,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민간, 공공기관은 이를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하고, 정부는 인공지능의 개방화, 표준화 및 전문인력 양성, 재배치를 위해 노력하여야한다. 교육기관은 데이터 사이언스,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윤리, 보안, 프라이버시, 안전 등 사회, 정책 이슈에 관한 주제들 또한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조해 줄 것을 권고하였다.


    인공지능 기술의 양대 축은 알고리즘(Algorithm) 과 데이터(Data)이며, 이 중 알고리즘의 경우 다양한 문제 해결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범용 툴을 개발하여 구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주류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강화학습 등의 머신러닝 기술로, 이는 매우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통계적인 최적화 연산을 수행하여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와 결합한 음성인식 기술은 스마트폰 기반 대화형 개인비서에서 스피커형 홈 허브, 가전, 로봇, 의료, 헬스케어 등 전 산업에 확대 적용되면서 최고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할 뿐, 본격적으로 방대한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 홈에 융합되기 시작하면 가히 그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 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역사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은 창의적인 이론이 결코 아니다. 용어 자체는 1956년 최초로 만들어졌지만, 인공지능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공지능 연구는 컴퓨터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Alan Turing)이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라는 논문을 발표한 1950년대가 그 원류인 것이다.


    인공지능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벽(법제, 통신망, 서비스 등)에 부딪치면서 조금씩 발전해오다가 최근 들어 다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것뿐이다. 모바일 시장 성숙과 디지털 빅데이터의 폭증과 컴퓨터 성능의 향상을 기반으로 기계학습과 특히 딥러닝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면서 자율주행차량이나 안면인식 등 대중과 친숙한 분야에서 실제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목 받기 시작하였다.


    인공지능에 구현되는 기술로는 퍼지 이론, 전문가 시스템, 인공신경망, 그리고 기계 학습 등이 있다. 여기서 기계 학습이란, 인공지능 연구의 한 분야로 대용량 데이터를 이용한 반복된 학습을 통해 컴퓨터 스스로 규칙을 발견하도록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딥러닝(Deep Learning)은 구글 딥마인드가 딥러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개발한 알파고가 세계최강 바둑기사 이세돌을 이긴 시합에서 해설자들도 알파고의 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딥러닝은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였다는 점이다. 바둑을 기막히게 잘 두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에 관심 없는 대다수 일반인들에게 당장 도움이 될 것은 없겠지만 딥러닝 기술은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접목될 것이 분명하다.


    2000년 초에 간단한 검색 엔진 인터페이스로 시작된 음성인식 기술은 최근 AI 딥러닝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음성 인식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용자의 욕구(needs)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개인 비서로 빠르게 진화중에 있다.


    음성인식(Speech Recognition) AI 접목 로봇 출시 경쟁 치열


    SK텔레콤 누구(NUGU) 음성인식 디바이스(왼쪽), kt GiGA Genie 인공지능 스피커


    최근 각 업체 최근 동향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음성명령을 수행하는 기본 단계에서 동작을 인식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조금 더 진화된 로봇의 출현이 예상된다.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기술로서 적극적으로 도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인공지능 음성 인식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IBM, 아마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NTT,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IT 업체들과 SKT, KT, 삼성, LG, 네이버 등 국내 업체들은 치열한 무한 경쟁에 돌입하였다.


    CES 2017에서 아마존의 AI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Alexa)'는 지난해 구글 알파고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틈을 비집고 숨은 주인공으로 각광을 받았다. 아마존은 알렉사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각종 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코드 등을 '알렉사 스킬 키트'라는 이름으로 무료 공개하겠다고 천명하였는데, 이를 통해 가전,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제조사들의 대거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유료방송 진영에서 인공지능(AI)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접목한 신기술 서비스를 도입 과정에 있다. 우선 셋톱박스(STB)를 중심으로 AI 기능을 확대하면서 셋톱박스가 케이블 TV나 인터넷 TV (IPTV) 시청을 위한 단순 수신용 장비를 탈피하여 가정 내 인공지능(AI) 비서, 사물인터넷(IoT) 허브(Hub), 고음질 스피커, WiFi (무선랜) 공유기로까지 역할을 넓혀가면서 멀티미디어 기기로 나아가고 있다.


    SKT의 경우 MWC에서 'NUGU'라는 음성인식 AI 로봇을 출시하였는데, 이 제품은 단순 재미 위주에서 비서 역할 등 기능 중심으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OTT 서비스 '옥수수'에 AI를 결합해 IPTV 서비스인 'B tv'에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장기적으로 옥수수와 B tv에 AI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해외 시장 진출도 나선다는 복안이다.


    케이블 TV업계 선두주자 CJ 헬로비전은 오는 7월 AI가 접목된 UHD 셋톱박스를 공개하기로 하였고, 이는 구글의 AI 디바이스 '구글홈' 혹은 아마존의 AI 음성비서 '알렉사'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제공된다고 알려져 있다.


    딜라이브는 '딜라이브 플래티넘'과 '딜라이브 UHD'라는 새로운 셋톱박스를 선보이면서 홈 IoT 서비스를 제공 예정이며, 글로벌 OTT사업자 넷플릭스와 가장 먼저 제휴를 맺은 점을 십분 활용하여 향후 AI 서비스 분야 진출을 예고한다.


    KT는 자사의 IPTV 서비스인 '올레 tv'와 AI를 융합한 홈 비서 '기가 지니(GiGA Genie)'를 통해 시장 경쟁에 합류중이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1월 구글과 손잡고 출시한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 'sky UHD A+'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며,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같은 AI 기술을 접목시킨다는 전략이다. 음성인식 기능이 장착됐기 때문에 이용자가 "스포츠 채널 보여줘" "KBS 아버지가 이상해 드라마 보고 싶어"라고 말만 하면 알아서 채널을 바꿔주거나 원하는 프로그램 다시 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결론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시장은 태동기에 불과하다. 제품으로 보면 초기 시제품 1.0 버전에서 벗어나 1.5 버전으로 이동하고 있는 형국이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첨단 보안 기술들의 비즈니스는 물론 개인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고 있다.


    현재 인공 지능은 주요 콘텐츠 제작자 및 유통 업체, 미디어 서비스 제공 업체 및 비디오 광고주가 주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테스트 과정에 돌입하고 있다. 각 주체들이 이 단계를 지나면서 상용화에 나설 경우 시장은 빠르게 성장 할 것이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주변의 모든 단말이 인터넷에 연결되어 상호 소통하고 작용하며 정보를 생성/활용하면서 보다 높은 수준으로 지능화됨에 따라 보다 진화된 STB, 무인 자율주행자동차,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선 홀로그램 서비스, 드론을 통한 배달서비스 등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엄청난 수의 사물, 사람, 데이터와 지능이 모두 연결되기 위해서는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 초저지연(Low-latency) 등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바야흐로 세계는 텍스트를 초월하여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디오가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실제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만큼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을 이해하는 기술을 적용중이다. 우리는 기계 학습이 영상 콘텐츠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Metadata 2.0의 시점에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모습은 훨씬 더 큰 미래의 꿈에 대한 이야기라며 지금 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상상력이라고 진단한다. 결국 자동화, 효율성을 내세워 이미 기업 현장에 이식되고 있는 AI 기술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렇다면 글로벌, IT 통신업계에 이어 TV 미디어 방송업계도 변화에 동참해야하지 않을까?


    2016년 8월 SBS가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뉴미디어 환경에 대비하는 조직개편으로 미디어 비즈니스 센터를 신설한 것은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이는 본질적인 해답은 아니다. 결국 AI 딥러닝팀 신설, 미래 트렌드를 선도 할 줄 아는 방송 사업자 출현을 기대하면서 본 칼럼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