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상륙 전에..." 중국, 프리미엄폰 맞불

    입력 : 2017.04.24 09:23

    화웨이·샤오미 등 총력전 태세… 새 스마트폰 잇따라 자국 출시
    사양은 갤S8과 엇비슷하지만 일부 제품은 국내 출고가의 반값
    삼성은 5월 중순 중국 출시 때 골드 색상 앞세워 시장 만회 노려


    5월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자국(自國) 시장에 잇따라 출시하며 총력전 태세에 들어갔다.


    시장조사기관 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2013년 19.7%에서 현재 5% 안팎으로 급락한 상태다.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토종 기업들의 가격 공세에 밀린 탓이다. 삼성은 갤럭시S8 출시를 계기로 대대적인 반격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총괄 사장도 지난 3월 말 뉴욕과 지난 13일 서울에서 각각 개최한 미디어 행사에서 중국을 주요 공략 대상으로 꼽고 '권토중래'를 다짐했다. 삼성의 반격 예고에 대해 중국 현지 업체들은 자사의 전략폰을 먼저 출시하는가 하면 파격적 가격 공세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자국 시장 선점 나선 中 업체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오는 28일 출시할 새 전략폰 '미(Mi)6'를 공개했다. 새 전략폰은 단순히 스펙(사양)만 보면 갤럭시S8 시리즈에 견줄 정도다. 저장용량 64기가바이트(GB)·128GB 모델에, 두뇌 격인 프로세서에는 해외 수출용 갤럭시S8에 들어가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35'를 탑재했다.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좌우 측면 테두리(베젤)를 없애 화면을 극대화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갤럭시S8(5.8인치)보다 약간 작다.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미6의 출고가는 한화로 약 41만~49만원으로 갤럭시S8 국내 출고가의 절반 수준이다. 레이쥔 CEO는 "'미6'는 7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나온 제품"이라며 "높은 성능에도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중국 1위 업체 화웨이는 지난 1일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새 프리미엄폰 P10 시리즈 판매에 들어갔다. P10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00만대가 넘게 팔렸던 P9의 후속작으로 가격이 한화로 약 70만~90만원 선이다.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함께 개발한 듀얼 카메라(1200만·2000만 화소)를 장착했다. 위청둥(餘承東) 화웨이 소비자 부문 CEO는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화웨이와 애플이 양분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국 2위인 오포는 작년 3월 출시했던 히트작 'R9'의 후속작인 'R9s'와 'R9s레드에디션'을 지난해 말 연이어 내놓기도 했다.


    ◇삼성, 갤S8 계기로 中 시장 만회 시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8 시리즈 출시를 시작으로 중국 시장 만회를 노리고 있다. 고동진 사장도 "중국 시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최소 2년 이상 시간을 두고 (앞으로) 밑바닥부터 다시 쌓아올리겠다"며 "중국 시장은 절대로 포기하거나 그럴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5월 중순으로 예정된 갤럭시S8 중국 출시 때 아직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되지 않는 골드 색상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이 황금색을 선호한다는 점을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고 사양의 갤럭시S8 플러스 모델(메모리 6GB에 저장용량 128GB)도 중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 모델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만 출시됐을 뿐 미국 등 다른 나라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며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高)사양, 대용량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중국에 선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정옥현 서강대 교수는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들이 자국 내 중저가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프리미엄폰 시장에선 삼성전자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삼성전자와 자국 내 프리미엄폰 시장까지 장악하려는 중국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