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석의 퓨쳐시티 - 1] 마법도시: 움직이는 건축

  • 하태석 건축가/SCALe 대표

    입력 : 2017.04.11 11:11

    하태석 건축가/SCALe 대표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계단은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계단을 오를때 신기하게도 계단이 스스로 움직인다. 계단은 마치 살아있는 듯 방문객을 인지하고 스스로 움직여 그들이 가야할 곳으로 안내한다.


    판타지영화의 마법은 주인공들이 원하는 것을 초자연적인 방식으로 이루어 낸다. 때로는 투명한 구슬을 통해 멀리있는 지인이 무엇을 하는지 보기도 하고 때로는 물건들이 주인공에 반응하며 살아 움직이기도 하고 때로는 주문을 외우면 대상이 다른 것으로 변하기도한다. 관객들은 이러한 주인공의 의도대로 변하는 마법적 상황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왜냐하면 현실은 내 맘대로 되는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해리포터 영화속 상황을 현대적 기술용어로 바꿔 말하면 다음과 같다.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탑재된 센서는 방문객을 인지하고 건축에 탑재된 인공지능은 방문객이 누군지 알아보고 그들에게 가야할 곳을 제안을 하며 로봇공학으로 만들어진 움직이는 계단은 상황에 따라 계단이 연결 할 지점을 바꾼다.


    이제 충분히 진보된 기술을 통해 우리는 현실을 마법과 같이 변화시킬수 있다. 이를 통해 건축과 도시는 새로운 건축적 도시적 가능성을 획득한다. 사용자의 필요에 맞게 공간은 변신하고 건축은 환경과 사용자에게 반응하여 움직이며, 집은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맞춤화되고 공공건축은 집단지성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진다.


    건축은 역사적으로 기술과의 융합적 산물이었다. 각 시대마다 당대 최고의 기술로 위대한 건축물이 만들어졌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 파르테논신전, 고딕성당의 높은 첨탑 등은 모두 당대의 최고의 기술로 빚어낸 건축물이다.


    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제조방법이 등장하고 인류의 생산성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20세기 초에 건축가 아돌프 로스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장식을 완전히 제거한 스타이너 하우스를 발표한다. 이 주택은 향후 전세계를 휩쓴 국제주의 양식의 모델이 된다. 합리성이라는 사고방식과 함께 국제주의양식은 전세계로 퍼진다.


    증기기관과 전기를 통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1, 2차 산업혁명의 생산방식의 변화는 건축을 아주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3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정보기술혁명은 상대적으로 건축과 도시에 그다지 큰 영향을 못미쳤다. 왜냐하면 정보기술과 실제의 물리적 세계인 도시와 건축에는 여전히 큰 간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기술들은 어떠한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첨단기술인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로봇공학,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은 우리 사회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들면 사물인터넷 포크는 사용자가 무엇을 먹는지 기록하고 얼마나 오래, 얼마만큼 먹는지를 기록하여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알려준다.


    아주 스케일이 큰 사물인 건축이 사물인터넷 포크처럼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거주자가 무엇을 하는지 얼마만큼 자는지 기록하고 스스로 생각하여 라이프스타일과 건강에 대해 조언해주고 날씨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입면이 변화하고 인테리어가 움직이는 건축이 만들어 질것이다. "충분히 진보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할 수 없다." - 아더 클락


    국립어린이과학관 (2017 가을 개관)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자극에 반응하며 스스로를 움직인다. 반응하는 입면은 계절과 날씨에 반응하여 태양열의 유입과 실내의 조도를 조절하여 과학관을 첨단기술을 이용한 친환경 건축물로 만들어준다. (건축/인터랙티브 설계: 하태석/SC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