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공헌 지출비 2년만에 플러스로... 더 늘어나고 더 다양해졌다

    입력 : 2017.03.31 09:45

    사회공헌 투자 1% 늘어날 때 영업 이익은 0.5% 증가
    청소년 교육·창업 지원 등 대상 확대


    삼성, 국내 최초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 LG, 사회적 본보기 되는 사람에게 '의인상'
    SK, 12개 사회적 기업 운영… 2100명 고용효과


    우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시혜성(施惠性) 이웃 돕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청년이나 어려운 이웃들의 창업을 돕고, 대상도 일반인으로 확대하는 '국민 밀착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이 소외계층은 물론 사회 전반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찾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작년 10월 주요 기업 255곳을 대상으로 '신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분석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장 주목한 분야는 청소년 교육이나 창업 지원과 같은 '미래 세대 진로 탐색 지원'이었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도 커졌다. 주요 기업 255곳이 2015년 지출한 사회공헌 비용은 2조9020억원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2013년 이후 2년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선 것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는 기업 매출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100대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사회공헌 투자액의 증감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사회공헌 투자가 1% 늘어날 때마다 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대략 0.9%씩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0.54%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가 그렇지 않은 기업들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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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해지는 사회공헌 대상


    기업의 사회 공헌 대상이 불우 이웃 돕기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이나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등 다양해지고 있다. 'LG 의인상'은 2015년부터 LG그룹이 사회적 본보기가 되는 사람들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지금까지 39명이 'LG 의인상'을 받았다. LG하우시스는 과거 LG의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2015년 충칭임시정부 청사 및 서재필 기념관 등 개보수 사업을 진행했다. 또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와 6·25 참전용사 등 국가유공자나 후손들의 주거환경 개선도 지원하고 있다. 유관순 열사의 조카인 유장부씨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자택 개보수 공사를 지원한 바 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2000여 명을 초청해 '하나되는 대한민국 콘서트'를 열었다.


    1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사회공헌 공모전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결선에 진출한 팀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 청년 창업자에게 차량을 지원하는 현대자동차의 '기프트카 청년창업 캠페인'. / 삼성전자·현대차 제공


    ◇청소년, 서민들 교육·창업 지원


    현대차그룹은 작년 2월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라는 사회공헌 사업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자립 지원형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서민들이 중심이 되는 지역 풀뿌리 경제의 발전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저소득층 이웃의 성공적 자립을 돕기 위해 창업용 차량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16대의 차량을 사회 곳곳에 전달했다. 이 창업용 차량을 지원받은 주인공들은 누적 월평균 소득이 지원 전 대비 2~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서민 자립 지원의 실질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SK의 사회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은 2016년 말 12개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총 2100여 명 고용 창출 효과와 다양한 분야의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12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SK가 세계 최초로 KAIST와 공동으로 개설한 '사회적 기업가 MBA'는 작년까지 3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 중 91%가 창업에 성공했다.


    1 이달 초 선박 화재로 바다에 빠진 다른 선박의 선원들을 구한 김국관(오른쪽) 선장에게 LG복지재단 남상건 부사장이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2 지난 1월 최태원 SK 회장이 '신입 사원과의 대화' 행사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 회장은 "공동체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 LG·SK 제공


    롯데는 사회적 약자들이 직접 사회공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들이 매월 구독하는 그룹 사보의 표지 디자인을 자폐 디자이너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자폐증 환자들이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에 사보 디자인을 의뢰한 것이다. 오티스타(Autistar: Autism Special Talents and Rehabilitation)는 자폐성 장애 청년들이 디자이너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이들의 독립생활과 사회통합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청소년 교육도 기업들의 주요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3년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청소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생 4만명, 교사 1400명이 이 교육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또 2012년부터 스마트스쿨 사업을 도입했다. 도서산간 지역 청소년 등 소외 계층이 태블릿PC와 전자칠판 등을 활용해 자기 수준과 적성에 맞는 내용을 자기 주도적으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국타이어도 위기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보호·자립·교육사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