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인식·인공지능... 첨단의 집합체 갤S8

    입력 : 2017.03.30 09:32

    [오늘의 세상]


    뉴욕서 갤럭시S8 첫 공개


    - 사용자 얼굴만 비춰도 잠금 풀려
    홈버튼 없애 화면을 시원하게 디자인 싹 바꾸고 편의성 극대화


    - AI 비서 '빅스비' 첫 탑재
    사용자가 명령하면 말 알아듣고 전화·문자·이메일 등 바로 처리


    삼성전자가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S8'와 '갤럭시S8 플러스'를 공개했다. 갤럭시S8는 갤럭시노트7(노트7)의 발화(發火) 사고와 사상 초유의 단종 사태로 인해 브랜드 신뢰도가 급락한 상황에서 삼성이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스마트폰이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던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처음 공개되는 스마트폰 신제품이기도 하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갤럭시S8가 삼성이 표방한 '계열사 자율 경영'의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디자인·편의성 극대화에 초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은 이날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S8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과 완전히 달라진 소통 방식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시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이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최신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8'를 소개하고 있다(왼쪽). 이날 '갤럭시 S8'를 처음 공개하는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삼성전자·연합뉴스


    이날 공개된 갤럭시S8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이었다. '인피니티(infinity·무한) 디스플레이'를 콘셉트로 내건 갤럭시S8는 양 측면을 둥글게 깎은 엣지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스마트폰 하단에 있는 홈 버튼까지 없애면서 화면을 상하좌우로 크게 늘렸다. 마치 스마트폰 전면(前面) 전체가 화면인 것처럼 보였다.


    삼성은 또 갤럭시S8에 다양한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우선 갤럭시S8에 지문·홍채에 이어 얼굴 인식 기능을 추가했다. 스마트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삼중(三重) 보안장치를 장착한 것. 얼굴 인식 기능의 장점은 간편함이다. 기자가 스마트폰 카메라를 얼굴 쪽으로 비추자마자 잠금이 곧바로 해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 윤곽, 표정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짙은 화장을 하거나 머리 스타일을 바꾸더라도 정확하게 사용자를 인식한다"고 말했다. 화면 비율도 18.5(세로)대9(가로)의 비율로 늘려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쓸 수 있도록 했다.


    ◇베일 벗은 삼성판 인공지능 '빅스비'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의 첫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Bixby)'도 주목을 받았다. 빅스비는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사용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이를 알아듣고 전화·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보내거나 사용자의 스케줄을 자동으로 관리해준다. 삼성은 빅스비 개발을 위해 작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비브랩스를 인수했고,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들도 대거 영입하고 있다.


    기자가 빅스비를 실행해 "김재혁에게 지금 화면을 캡처해 메시지로 보내줘"라고 명령해 보니 곧바로 스마트폰 화면이 복사됐고 연락처에서 김재혁을 찾아 문자를 보내는 단계까지 한 번에 처리했다.


    하지만 빅스비는 아직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 인식률이 다소 떨어졌다. 처음 듣는 말이 나오거나 사투리·속어가 섞이면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가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면서 "빅스비는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사용자가 쓰면 쓸수록 성능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삼성이 갤럭시S8 출시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지만 음성인식 기능은 나중에 업데이트할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S8 성공 여부에 삼성 미래 걸렸다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S8 개발에 사활을 걸다시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히 성능만 개선시키는 수준을 넘어 노트7 발화 사고 원인이 됐던 배터리 안전성 확보에도 총력을 쏟았다.


    고동진 사장은 노트7 발화 사고 이후 갤럭시S8 공개까지 주말도 없이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경기도 수원 사업장과 경북 구미 공장을 오가며 제품 개발 상황과 안전성 검사를 직접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S8에 처음으로 장착된 10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급 모바일애플리케이션(AP) 역시 안전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기 위한 승부수다. 10나노급 AP는 14나노급 제품보다 배터리 사용량이 20% 정도 적다. 또 지난 1월에는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기존의 5단계에서 8단계로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8가 역대 삼성 최고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이 갤럭시S8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