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 인기 끌자... S7 출고가 내려 '맞불'

    입력 : 2017.03.16 08:58

    [삼성, LG전자와 판매경쟁… S8 출시 앞두고 견제 나서]


    S7 출고가 최대 11만여원 인하
    통신비 할인 신용카드 이용땐 사실상 공짜 구매 가능해져
    G6는 초도물량 충분히 생산, 20여개 알뜰폰업체에도 공급
    "판매량 끌어올리는데 도움될 것"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휴대폰 판매점에 들어가 "스마트폰을 보러 왔다"고 하자 직원은 "삼성전자 갤럭시S7이 최근 가격 할인이 많이 돼서 요금제에 따라 0원에도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신제품인 LG전자 G6도 좋지만 돈을 아끼고 싶다면 작년에 나온 갤럭시S7도 쓸만하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매장에선 아예 "갤럭시S7을 출시 이후 제일 싼 가격에 판다"고 적극 추천했다.


    최근 이동통신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경쟁이 뜨겁다. G6가 신제품 출시 효과로 초반 인기를 끌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의 출고가를 내리며 맞대응하고 있다. 그러자 LG전자는 알뜰폰 업체에도 G6를 대대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통신시장에서 때아닌 신구(新舊) 스마트폰 판매 경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갤럭시S8 출시를 한 달여 남겨둔 삼성전자가 G6 견제에 나서고 LG전자도 물러설 수 없다며 맞서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S7은 출고가 인하, G6는 알뜰폰에서도 판매


    LG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G6를 공개한 지 사흘 뒤인 이달 1일 삼성전자는 갤럭시S7·S7엣지 출고가를 일괄적으로 3만6300~11만2200원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재 출고가 79만9700원(32기가바이트)짜리 갤럭시S7을 한 통신업체에서 10만원대 요금제로 구매하면 보조금으로 최대 35만5350원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통신비를 최대 48만원까지 할인(2년 약정)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사실상 공짜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또한 일부 지역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갤럭시S7을 팔 경우 받을 수 있는 판매장려금이 최근 다른 스마트폰 대비 1.5~2배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점은 당연히 판매장려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휴대폰 판매점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S7이 할인된 출고가로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는 LG전자 신제품인 G6 출시에 맞춰 갤럭시 S7 출고가를 내렸다. /고운호 기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LG전자는 지난 10일 통신 3사뿐 아니라 CJ헬로비전·에넥스텔레콤·SK텔링크·미디어로그·세종텔레콤 등 20여개 알뜰폰 업체를 통해서도 G6를 출시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와 동시에 이처럼 대대적으로 알뜰폰에서도 판매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신제품이 나오면서 통신 3사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해왔지만 LG전자는 이번에 초도 물량을 충분히 생산해 알뜰폰 업체에까지 공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들이 비슷한 요금제의 통신 3사에 비해 보조금을 두 배 이상 제공하기 때문에 G6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비슷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신은 LG전자가 G6를 다음 달 7일 미국에 출시한다고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는 보도가 나온 날부터 갤럭시S7을 미국에서 거의 반값에 할인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갤럭시S7 1개를 사면 1개를 더 주거나 TV를 사은품으로 주는 마케팅을 펼쳐 LG전자 G5와의 마케팅 경쟁에서 완승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S8 출시되면 양사 경쟁 격화할 것


    이번 양사 간 경쟁이 예년과 다른 점은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보다 먼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공방(攻防)이 뒤바뀌었다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는 치고 나가는 삼성전자를 LG전자가 따라붙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번엔 거꾸로 삼성이 LG가 앞서가지 못하게 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부터 갤럭시S8 공개 행사를 예고하는 TV 광고까지 내보내고 있다. G6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 갤럭시S8 출시를 기다리게 만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갤럭시 S8가 출시되면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갤럭시S8 출시 직전 LG전자가 G6에 대한 보조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견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시장조사업체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정근호 팀장은 "G6가 LG전자의 전작(前作)들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LG전자가 갤럭시S8 출시 전까지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린다면 삼성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