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의 승부수... "겉멋 대신 기본기로"

    입력 : 2017.02.27 09:28

    [LG, MWC 개막 앞두고 전격 공개]


    방수·방진·고성능 카메라 등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에 충실
    수심 1.5m서 30분간 작동… LG페이 업데이트도 예정
    조성진 부회장의 첫 시험 무대


    LG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로 벼랑 끝 승부수를 던졌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장 인근 산호르디 클럽(Sant Jordi Club)에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G6 공개 행사를 열었다. 공식 행사는 낮 12시부터 시작했지만 1~2시간 전부터 G6를 보기 위한 국내외 취재진과 IT(정보기술) 전문 블로거, 해외 IT기업 관계자, 일반인 관람객 등 1500여명이 몰려 행사장 앞이 북적였다. 지난해와 달리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공개하지 않아 스포트라이트가 G6로 쏠렸기 때문이다. LG전자는 G6 공개 행사를 유튜브·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고, 이번 MWC에서 지난해보다 두 배 넓은 1617㎡(490평) 전시장을 마련했다.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으로 승부


    G6 소개를 맡은 LG전자 조준호 사장은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원하는 기능을 담았다"며 "방수·방진·고성능 카메라 같은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최우선 반영했다"고 말했다. 차별화에만 중점을 두고 만든 기존 제품과 달리 기본에 충실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다.


    "나사 하나부터 단단히 조였다" - LG전자 조준호 사장이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호르디 클럽'에서 새 전략폰 'G6'를 소개하고 있다. 새 화면 비율(18:9)을 선보인 G6는 후면 카메라 부분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인공지능 '구글 어시스턴트'도 탑재했다. 조성진 부회장도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LG전자


    LG전자는 소비자·언론이 좋은 평가를 내린 경쟁업체 스마트폰의 기능을 참고했다. 대표적인 예가 방수·방진 기능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아직 여분의 배터리를 들고 다니며 갈아 끼우기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방수 기능 적용을 주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7과 애플 아이폰7이 모두 방수 기능을 적용하면서 이 기능은 대세가 됐다. 조 사장은 "G6에 수심 1.5m에서도 30분 동안 작동할 수 있는 방수 기능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전작인 G5에서 호평을 받은 후면 듀얼 카메라의 성능은 개선했다. 일반 카메라에 비해 화질이 떨어졌던 G5의 광각 카메라와 달리 이번엔 둘 다 똑같은 1300만 화소다. 전면에도 광각 카메라(500만 화소)를 넣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셀카를 찍을 때 일명 셀카봉을 쓰지 않아도 된다. 행사장에서도 관람객들이 셀카를 찍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G6는 후면 카메라 부분이 볼록하게 튀어나오지 않도록 평평하게 만들어 디자인 완성도도 높였다. 화면은 16(세로):9(가로) 대신 18:9라는 새 비율을 채택했다. 아직은 영어밖에 인식이 안 되지만 구글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오는 6월엔 모바일 간편 결제 기능인 'LG페이'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일반 신용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접촉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G6 들고온 LG


    업계는 LG전자가 과거 성공했던 기억을 머리에서 지우고 초심으로 돌아가 G6를 만든 것으로 평가한다. LG전자는 피처폰(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 시절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성공 신화를 써내려갔다. 그 결과 2009년엔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3위(10%)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이 성공 원칙을 스마트폰에도 적용했다.


    천연 통가죽 소재로 만든 G4, 세계 최대 커브드(휘어진) 스마트폰 G플렉스, 주변 기기와 결합할 수 있는 모듈형 G5 등 파격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한 것이다. 그러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15년 2분기부터 7분기 연속 스마트폰 사업 부문 적자라는 참담한 성적표가 따라왔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번엔 멋 부리지 않고 작은 나사 하나부터 헐겁지 않게 단단히 조이는 심정으로 G6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 전환에는 지난해 12월 CEO(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조성진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세탁기 사업을 세계 1등으로 만든 조 부회장에게 스마트폰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라는 과제를 맡겼다.


    조 부회장은 행사장을 '깜짝' 방문해 "40년간 생활가전 사업에서의 일등 DNA를 모바일 사업에도 접목시켜, 성공 신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준호 사장은 "지난해 G5 때는 초기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이 낮아 판매에 차질을 빚었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정 문제를 모두 개선했다"고 했다. G6 출고가는 89만원대다. 다음 달 10일쯤 국내에 공식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