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10만명 줄었다

    입력 : 2016.12.15 10:03

    조선업 등 구조조정 여파
    제조업은 임금 높은 일자리… 소비감소 등 악영향 미칠 우려
    청년실업률 13년 만에 최고치


    조선업 등 산업 구조조정 한파(寒波)가 고용 시장에 불어닥치면서 11월 제조업 종사자 수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11월 청년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 초 졸업 철까지 겹치면 '고용 빙하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조업 종사자 수 5개월 연속 감소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0만2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두 달 연속 10만명 넘게 감소한 건 7년 2개월 만이다. 2012년 7월부터 4년간 증가했던 제조업 취업자는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 7월부터 다섯 달 연속 줄었다.


    한국의 근로자 5명 중 1명은 제조업 종사자다. 특히 제조업은 다른 직군에 비해 임금 수준과 정규직 비중이 높은 '양질 일자리'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제조업 고용 악화는 앞으로 소득 감소, 소비 감소, 서비스업 고용 악화 등 연쇄 파급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칼바람은 일부 서비스업에서도 관측된다. 지난달 서비스업 종사자는 보건·복지 분야, 숙박 음식업 분야 고용 호조로 1년 전과 비교해 31만1000명 늘었지만, 운수업 종사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 등으로 1만4000명 줄었다.


    '한국 조선업의 메카'라는 울산의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높아졌다. 11월 울산 실업률은 전년보다 1.7%포인트 오른 3.9%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 8.2%… 13년 만에 최고


    제조업 부진 등으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20대 고용률도 9개월 만에 감소했다. 11월 청년 실업률은 8.2%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기준으로 볼 때, 카드 대란 여파로 경제가 크게 위축됐던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업에서는 신규 채용을 줄이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한다"며 "내년 초 졸업 시즌에 새로운 구직자들이 취업 시장에 나오면 청년 실업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취업 시장에서 내몰린 이들이 창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1000명 늘었다. 늘어난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은 직원 없이 홀로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다. 지난해 6월부터 매달 감소하던 자영업자는 올해 8월부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고용 시장 찬바람이 더욱 매서워질 것이라고 본다. 11월 전체 취업자 수는 2659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이번 증가세를 이끌었던 농림어업과 건설업 증가세가 이번 달부터 한풀 꺾이면서 고용 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올해 30만명 수준에서 내년 20만명대로 줄고, 실업률도 올해(3.8%)보다 높은 3.9%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내년 상반기 실업률은 4.2%로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