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中서 더 이상 밀리면 끝장"

    입력 : 2016.12.07 09:18

    [中스마트폰 시장 각각 8위·5위… 세계 30% 시장 되찾기 '잰걸음']


    - 삼성, 中시장 전용폰으로 승부
    300만원대 폴더형 'W2017'출시, 고성능 '갤럭시C9 프로'도 선봬


    - 애플, 적극적인 親중국 행보
    선전·베이징에 R&D센터 추진… 中 차량 공유社에 대규모 투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되찾기 위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두 회사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2위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현지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에 밀리는 상황이다. 중국 1위였던 삼성전자는 현재 8위다. 안방인 미국보다 더 많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팔며 2위까지 올랐던 애플도 5위로 내려갔다.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해 삼성전자는 중국에 특화된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견제에 고전했던 애플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며 친(親)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다. IT(정보기술)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삼성과 애플에게도 양보할 수 없는 곳인 만큼 현지 제조사들과의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폰 내는 삼성, 친중국 행보 애플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상품 기획 조직을 별도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중국에서만 판매되는 전용 스마트폰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스마트폰 제품군을 갤럭시S·A·J 시리즈 등으로 간소화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특정 국가용 전략 모델이다.


    애플이 아이폰7 신제품을 출시한 9월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해보고 있다. /블룸버그


    삼성은 지난달 중국에서 초고가 폴더 스마트폰 'W2017'을 출시했다. 한국에서는 폴더형 스마트폰이 대부분 저가형이지만 이 제품 가격은 1만9000위안(약 323만원)이다. 삼성의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플래그십(최상급) 모델이다. 색상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금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원하는 중국 고소득층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고성능 제품 '갤럭시C9 프로'를 출시했다. 6GB(기가바이트) 대용량 D램, 1600만 화소 전면(前面) 카메라를 탑재했다. 중국 회사들이 삼성전자 제품보다 용량이 큰 D램, 화질이 좋은 카메라를 탑재하고 집중적으로 마케팅하자 대항마를 낸 것이다. 가격도 3199위안(약 54만4300원)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고급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애플은 '중국에 도움 되는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팀 쿡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0월 중국을 방문해 선전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짓겠다고 말했다. 8월에 중국 최초로 베이징에 R&D 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두 달 만에 하나를 추가한 것이다. 베이징 센터가 들어서는 중관춘(中關村)은 중국에서 창업의 메카로 불리는 곳이고, 선전은 IT 분야 제조 공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애플이 올 들어 영화 서비스 차단 등 여러 차례 중국 당국의 견제를 받자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애플 스스로도 "중국 R&D 센터를 통해 현지 파트너, 대학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중국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에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중국 고급 스마트폰 수요 확대는 긍정적


    삼성과 애플이 목을 매는 것은 중국이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밀리면 스마트폰 사업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은 영향력이 워낙 큰 시장이어서 계속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에서 고급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삼성·애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1대당 평균 판매 가격은 2012년 232달러(약 27만1400원)에서 2013년 182달러로 떨어졌다. 화웨이·샤오미 등이 약진하면서 평균 판매가가 떨어진 것이다. 이후에는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LTE(4세대 이동통신)가 본격 보급되고, 현지 제조사들도 제품 성능을 높이면서 고급 스마트폰 판매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가 하락하는 데 비하면 중국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중국 시장은 양적 성장을 멈췄지만 이제 질적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