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4명 중 1명 재수술, 첫수술이 관건"

  • 조선닷컴 뉴미디어경영센터

    입력 : 2016.11.28 16:32

    더멘토성형외과 배원배 원장

    방학을 맞아 성형수술을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시즌이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현재 성형외과를 내원하는 환자 4명중 1명은 종목을 불문하고 '재수술'을 고려하는 케이스라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눈·코 성형은 이미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꼽힐 정도로 대중화됐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최근엔 병원정보를 스스로 찾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개 엄마에게 의존해서 병원을 찾는 게 보통이다.


    이런 경우 학부모 중에는 반 친구들을 모아 일종의 '공동구매'처럼 수술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는다. 실제로 병원을 찾은 이모 씨(28·여)도 비슷한 경우다. 고교시절 4명의 친구들과 성형외과를 찾아 수술받은 뒤 4명이 모두 같은 눈매로 성형된 것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쌍꺼풀이 풀려 결국 8년만에 재수술을 결심했다. 나머지 3명의 친구들도 결국 재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학교과서에 없는 난해한 시술법 보이는 케이스 적잖아


    이같은 케이스는 눈뿐만 아니라 코, 가슴, 지방이식 등 모든 성형 종목에서 겪을 수 있는 현상이다. 배원배 더멘토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미용성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자 전문의가 아니라도 성형수술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간혹 의학교과서에서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무분별하게 수술하는 케이스도 적잖다"고 지적했다.


    가령 마무리 봉합 방식이 난해하거나, 보형물을 애매한 위치에 삽입하거나, 지방성형의 경우 불균등하게 주입되거나 흡입돼 피부가 울퉁불퉁해지거나, 가슴보형물이 염증을 일으켜 괴사를 일으키는 등 결국 환자가 오롯이 피해를 입게 된다. 예뻐지려고 받은 수술인데 울상짓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배 원장은 "성형수술은 외적 변화를 기대하는 취지에서 결심하는 만큼 환자는 미묘한 변화에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수술 결과는 마음에까지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피하고 싶은 '재수술 환자'?
    흉조직 풀어주고 새로운 디자인까지 적용하는 까다로운 과정


    원치 않는 수술결과를 다시 깔끔하게 풀어주는 게 재수술 과정이다. 환자의 취향에 따라 본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거나 좀더 원하는 이상에 가깝게 수술하게 된다.


    다만 재수술 환자는 성형외과 의사들이 꺼리는 환자군으로 꼽히는 게 현실이다. 재수술은 첫 수술보다 훨씬 까다롭다. 첫 수술에서 생긴 흉터와 조직 등을 미세하게 교정하는 과정 때문이다. 남의 수술 작품을 평가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수술 자체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반면 배원배 원장은 재수술 환자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미용시술 중에서도 외과적 수술에만 매진하고 있다. 그는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트레이닝 받은 의사의 '손맛'을 살리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며 "아무리 성형 전 디자인을 예쁘게 해도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 원장이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철두철미한 마무리', 즉 마지막 봉합과정이다. 이는 경험에서 비롯됐다. 배 원장이 성형외과 영역에서 초기에 관심을 보였던 분야는 손가락을 붙이는 수지접합수술이었다.


    이는 손의 모양은 물론 감각까지 그대로 살려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고배율 수술용 현미경으로 환부를 보며 지름 0.3~1㎜의 혈관과 신경을 이어주는 등 예민한 과정이 필요하다. 당시의 경험은 '꼼꼼한 마무리'의 실력자란 평가로 이어졌다.


    무분별한 끼워팔기, 재수술로 가는 지름길


    배원배 원장은 환자에게 무리하게 성형을 권하거나, 속칭 '끼워팔기' 식의 영업은 지양한다. 그는 이같은 무리한 시술이 결국 재수술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배 원장은 "가장 곤란한 환자는 성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데, 고집을 꺾지 않고 무조건 수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케이스"라며 "성형외과 의사는 수술로 얼굴을 180도 바꾸는 게 아니라  얼굴의 가장 이상적인 방향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와 오랜 상담 끝에 아무런 수술도 받지 않기로 결정하는 환자도 적지않다.


    더멘토성형외과 관계자는 "이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별다른 광고 없이 입소문으로 찾아오는 고객이 많다"며 "내원 환자의 80%는 지인 소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바이럴'(viral) 효과를 얻고 있고,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의료소비자만족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배원배 원장은 '당연한 이야기를 광고해야 하는' 분위기에 회의적이다. 그는 "마취과 의사가 상주한다거나, 안전한 장치를 갖췄다거나, 성형외과 전문의가 집도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광고해야 한다는 게 아이러니하다"며 "점점 기업화되어 가는 성형업계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