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구글도 '출사표'... 메신저 戰線 확대

    입력 : 2016.11.25 09:34

    - 메신저는 모바일 서비스의 관문
    삼성·구글, RCS 메신저 도입… 인공지능 접목… 챗봇 개발 관측
    맞춤형 서비스 등 잠재력 커
    - 전문 기업들도 서비스 업그레이드
    게임·쇼핑 기능 추가하고 택시·식당 예약 서비스도
    MS는 업무용 메신저 출시


    모바일 메신저가 진화(進化)하고 있다. '카카오톡'처럼 짧은 글이나 사진 등을 주고받는 메신저는 스마트폰 초창기부터 쓰인 가장 기본적 앱(응용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순한 채팅에 그치지 않고 메신저에 인공지능을 접목하거나 게임, 쇼핑, 업무 자료 공유 등 메신저 기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대회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인공지능이 탑재된 메신저로 꽃 배달을 주문하는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블룸버그


    메신저는 이용하기 쉽고 소비자들이 수시로 쓰기 때문에 일단 사용자를 확보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기에 유리하다. 이에 따라 메신저 전문 업체는 물론 구글이나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까지 가세하면서 전선(戰線)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구글까지 가세… 인공지능으로 똑똑해지는 메신저


    삼성전자와 구글은 최근 나란히 차세대 메신저 기술인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구글이 이달 초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와 손잡고 내년부터 미국에서 RCS 메신저를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열흘 뒤 삼성전자가 캐나다의 RCS 기술 기업 뉴넷캐나다 인수로 맞불을 놨다. RCS는 현재의 문자메시지로 전송 가능한 정보의 양을 비약적으로 확대하는 기술이다. 대용량 파일, 고화질 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전송하고 TV·냉장고·세탁기 등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다양한 기기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향후 메신저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챗봇(인공지능 채팅 프로그램)'을 만들 것으로 본다. 챗봇은 사람처럼 자연어로 의사소통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메신저에 '피자 주문해 줘'라고 하면 메신저가 선호하는 피자 회사나 메뉴 등을 추가로 물어보고 주문해 준다. 사용자가 메신저를 통해 인공지능 탑재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수한 인공지능 벤처 기업 '비브 랩스' 기술을 내년 초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해 이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구글 역시 9월 출시한 인공지능 메신저 '알로'에 RCS를 적용해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도 올 초 열린 개발자 대회에서 챗봇으로 꽃다발을 주문하거나 호텔을 예약하는 기능을 시연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은 연구원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챗봇 기능이 개선되면 이용자들은 메신저를 통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챗봇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확대되는 메신저 기능… 전문 메신저도 출시 활발


    모바일 메신저 전문 기업들도 단문 메시지를 주고받는 차원을 넘어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메신저 안에서 게임이나 상품 구매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려는 것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안에서 간단한 게임을 즐기는 기능을 연내 추가할 예정이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은 송금·쇼핑 등의 기능을 도입해 재미를 본 데 이어 택시·식당 예약과 같은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고 있다.


    기업 업무용 등 전문 메신저도 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초 업무용 메신저 '팀(teams)'을 출시했다. 워드·파워포인트 등 업무용 프로그램과 채팅을 통합한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일본에서 출시한 업무용 메신저 '원앱'을 이달 초 국내에 출시했다. 일본에서 먼저 성공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 '라인'처럼 시장을 넓혀 가는 전략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메신저는 PC의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관문이 돼가고 있다"며 "쇼핑·게임·업무 등 연계 서비스 시장까지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엄청나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