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中업체, 13억 인도 스마트폰시장 쟁탈전

    입력 : 2016.10.31 09:18

    - 中업체들 6개월만에 11%p↑
    온라인 판매 통해 가격 경쟁력, 중저가 전략스마트폰도 인기
    21%서 32%로 점유율 급상승


    - 삼성전자, 시장 1위 사수 총력전
    갤노트7 단종 여파 시장 점유율 1분기 29%서 3분기 22.6%로 ↓
    생산 2배 늘리고… 중저가폰 맞불


    인구 13억 명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들이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정체에 빠진 선진국 시장과 달리 올해에도 2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은 공세적인 마케팅으로, 1위를 고수해온 삼성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사태로 주춤한 삼성전자는 신규 투자와 중저가폰 판매를 확대하며 수성(守城)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부동의 1위' 흔들리는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약진은 중국·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인 인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 29%에서 2분기 25.6%로 하락했고, 노트7 여파를 겪은 3분기엔 22.6%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 업체 전체의 점유율은 1분기 21%에서 2분기 27%, 3분기 32%로 급상승했다. 6개월 만에 중국 연합군과 삼성전자의 순위가 역전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파벨 나이야 연구원은 "처음 스마트폰을 살 때 삼성전자를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최근 들어 온라인 판매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중국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도 뭄바이 시내에서 한 현지인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삼성전자는 세계 3위 규모인 인도 시장에서 줄곧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중국 업체의 중저가폰 공세에 밀려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


    가장 급성장한 중국 브랜드는 온라인 마케팅 기법을 만든 샤오미다. 샤오미는 3분기 인도에서 전분기 대비 17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톱 5에 진입했다. 또 지난 1일부터는 인도 최대의 축제인 '디왈리'를 맞아 대규모 온라인 판매에 나서 18일 만에 무려 100만대를 팔아 치웠다. 막강한 가격 경쟁력으로 이전 3개월 치 판매량을 단숨에 달성한 것.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여세를 몰아 3~5년 이내에 인도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위인 화웨이도 이달부터 미국의 세계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플렉스와 손잡고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전략 스마트폰 P9과 중저가폰 아너(Honor) 5C 생산에 들어갔다. 내년 말까지 연간 300만대의 스마트폰 생산 체제를 갖춘다. 인도 시장 점유율 10%를 목표로 삼은 화웨이는 연내에 5만개의 판매점도 확보할 계획이다. 중국 오디오·비디오(AV) 제조업체인 부부가오(步步高·BBK)의 계열사인 오포·비보도 400억루피(약 6860억원)를 투자해 인도 북부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직 인도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한 애플도 인도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지난 1년간 인도에서 매출이 50% 이상 늘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과 함께 100억달러(약 11조4550억원)를 투자해 2~3년 내에 인도에 아이폰 전용 생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신규 투자와 신제품 출시로 맞불


    삼성전자도 인도 시장 사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에 인도를 직접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인도를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3년간 인도에 197억루피(약 338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인도 북부 노이다 공장을 증설해 현재 6000만대인 생산 규모를 2019년 1억2000만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국 업체에 맞서 중저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유통 비용을 줄인 온라인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통체계 단순화와 신제품 개발 작업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