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비서·로봇... 네이버도 'AI경쟁' 속으로

    입력 : 2016.10.25 10:12

    [개발자 회의서 新기술 대거 공개]


    - 음성인식 비서 '아미카'
    일정 알려주며 사용자와 대화, 상품·음식 배달 서비스도 탑재


    - 360도 촬영 가능한 로봇 'M1'
    쇼핑몰 등 실내공간 담아내… 정밀지도 만들기 위해 제작


    - 자율주행車 기술도 공개
    고속도로서 無人조작하는 수준 "수년 내 복잡한 도심 운행 목표"


    국내 포털 1위 네이버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2020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는 미래 육성 사업의 핵심 분야로 인공지능을 선택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고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회의 '데뷰(Deview)'에서도 인공지능 관련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비서,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이 등장했다. 송창현 CTO는 "사용자의 의도나 상황, 환경을 인지해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예측하고 이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제공할 수 있는 기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인식·로봇·무인차… 삶을 더 편리하게


    네이버는 조만간 선보일 대표 기술로 대화형 인공지능 엔진인 아미카(AMICA)를 꼽았다. 사용자의 음성 명령을 인식해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예컨대 아침에 일어나면서 아미카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향해 "아미카, 오늘은 어때?" 하고 물으면 "날씨는 맑고 기온은 어제보다 3도 높습니다. 총 3개의 일정이 등록돼 있습니다"라고 대답해주는 식이다. 날씨·일정과 같은 세부 항목을 하나하나 묻지 않아도 사용자가 하루를 시작하며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인공지능이 알아서 알려주는 것이다.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행사 '데뷰'에서 이해진(사진 위) 이사회 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네이버가 공개한 실내 지도 제작용 로봇 'M1'(아래 왼쪽). 네이버의 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가 시범 운행 중인 모습(아래 오른쪽 위). 다음 달부터 시범 서비스하는 네이버의 인터넷 브라우저(접속 프로그램) '웨일'(아래 오른쪽 아래). /뉴시스·네이버


    네이버는 다양한 제품·서비스에 아미카가 탑재될 수 있도록 외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외에도 파리바게뜨의 SPC와 GS샵,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 배달의민족과 이미 제휴를 맺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네이버가 만든 첫 로봇 'M1'도 소개됐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로 쇼핑몰 등 실내 공간을 촬영해 정밀 지도를 만드는 로봇이다. 도로 지도를 기반으로 길찾기(내비게이션)나 버스 시각 안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실내 지도를 바탕으로 무인청소기 같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도 공개됐다. 카메라·레이더 등으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장애물을 피하며 달리는 기술이다. 송창현 CTO는 "현재 기술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으로 3단계 수준"이라고 말했다. NHTSA 3단계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조작 없이 주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수년 내에 복잡한 도심에서도 사용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검색만으로 생존 못해"


    지금까지 네이버 서비스의 중심은 검색이었다. 사용자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제공하는 데 주력해온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 내에는 검색만으로는 앞으로 생존조차 어렵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이지만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비롯한 신기술을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어 현재의 위치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평소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를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이날 행사에서도 그는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이 임계점을 넘어 이제 실생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기술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