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교환·환불 10%뿐... 왜?

    입력 : 2016.10.19 09:46

    [50여만대 중 5만대만 바꿔]


    홍채 인식·방수 기능에 만족 "다른 폰으로 교환하려면 뭔가 구형폰으로 바꾸는 기분"
    "아이폰7 등 신제품 기다려… 빨리 바꾸면 손해" 공감대도
    내년부터 교환·환불 혜택 사라져… 올해내 안바꾸면 강제 수거 명령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교환·환불이 예상과 달리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 13일부터 교환·환불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17일까지 교환이나 환불이 완료된 노트7은 약 5만대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교환·환불 대상이 50만여대인데 통신 3사 대리점 휴무일인 16일을 제외하면 4일간 교환(환불 포함)율은 10% 미만"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진행된 1차 교환 서비스 당시 4일간 10만여명이 교환한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속도다. 소비자들이 노트7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S7·S7엣지로 바꾸거나 아이폰7 출시 기다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교환을 마친 노트7 구매자 중 70%는 갤럭시S7·S7엣지로 바꿨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팬들은 이 제품들로 교환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30%는 삼성 노트5나 애플 아이폰6s, LG전자 V20 등 다른 제품으로 교환한 뒤 노트7과의 차액을 돌려받았다.



    남은 노트7 이용자 중 상당수는 21일 아이폰7·7플러스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회사원 김모(48)씨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스마트폰은 노트7에 비하면 구형 폰"이라며 "애플 신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기다렸다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노트7을 구매한 50만여명은 대부분 최신 스마트폰에 민감한 '얼리어답터(early adopter·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고 신제품을 남들보다 빨리 경험하는 소비자)'로 보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두루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이폰으로 교환하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가 S7·S7 엣지 블루코랄 모델을 곧 출시하고, 일부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빨리 바꾸면 손해"라는 일종의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계속 쓰면 AS·교환·환불 혜택 못 받아


    노트7을 계속 쓰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소비자와 교환 피로도를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노트7을 교환하려면 일부러 제품을 구매한 매장을 다시 찾아야 하고, 새 폰에 각종 데이터를 옮기고 앱을 재설치하는 작업을 한 달 새 두 번씩이나 반복하는 게 불편하다는 것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휴대폰 대리점 직원은 "'노트7을 그냥 쓰면 안 되느냐'고 문의하거나, 노트7을 바꾸면서 화를 내는 소비자들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소비자들의 제품 교환을 독려하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선 11월 30일까지 S7·S7엣지·노트5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교환하면 통신비 7만원을 지원한다. 노트7을 교환·환불하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모바일 이벤트몰 3만원 쿠폰과는 별개로 주는 혜택이다. 이와 함께 노트7 제품 수리 등 애프터서비스(A/S)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중단했다. 또 올해 말까지 교환·환불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삼성전자 측에 강제 수거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도 "현재 자발적 리콜 방법이나 기간의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라면서 "리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행 점검을 하고 노트7 강제 수거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