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7 떠난 자리... 1000만대 누가 채울까

    입력 : 2016.10.14 09:47

    -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총공세
    애플 아이폰7 신흥시장 공략
    화웨이 유럽에서 새 모델 출시
    LG도 'V20' 시장 확대 노려
    - 삼성, 갤럭시S7으로 守城
    月 생산량 최대 700만대로 늘리고 저장공간 대폭 확대 방안 등 고려
    노트7 교환 고객에 10만원 혜택


    미국의 애플·구글과 중국 화웨이, 한국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스마트폰 최대 성수기인 4분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연말까지 1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했던 노트7이 단종되면서 생긴 공백을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애플은 이번 달부터 한국을 포함해 세계 100여국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세계 3위 스마트폰 기업인 화웨이도 전략 스마트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구글도 첫 자체 제작 스마트폰 '픽셀폰'의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에 빅히트를 쳤던 갤럭시S7 업그레이드 제품을 준비하는 한편, 한 달에 1조원 이상을 쓸 수 있는 마케팅 역량을 내세워 수성(守城)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위 삼성 잡자… 미국·중국 업체들 공세


    대만의 시장조사 업체인 트렌드포스는 13일 노트7 단종 여파로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생산량은 1.6% 줄어든 3억1000만대인 반면, 중국 화웨이의 생산량은 3.4% 늘어난 1억2300만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 아이폰은 2억800만대로 1.5%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화웨이가 반사이익을 많이 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애플의 아이폰7은 '혁신이 없다'는 혹평 속에서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 4분기에만 77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애플은 이달 들어 인도·동남아시아·중남미 등 신흥시장에 본격적으로 아이폰7을 출시하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는 다음 달 3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양면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메이트9'(가칭) 출시 행사를 연다. 화웨이는 지난 4월 영국에 이어 이번에도 유럽에서 출시 행사를 갖는다. 선진국 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LG전자도 카메라·오디오 기능을 크게 키운 'V20'을 이번 달부터 북미·중남미·홍콩·대만 등에 출시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이폰7플러스보다는 가격이 10만원 이상 저렴하면서도 고급 오디오 못지않은 음질과 충격에 강한 내구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다. 구글은 첫 '픽셀폰'을 "최강의 인공지능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 "바닥은 쳤다" 총력전 선언


    삼성전자는 노트7 사태 수습과 4분기 판매 정상화를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부뿐만 아니라 각국의 지역 법인이 총동원돼 4분기 주력 모델인 갤럭시S7과 엣지 제품의 매출 확대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했던 사업 프로세스를 전부 재점검하고 4분기 실적 향상을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갤럭시S7의 생산량을 상반기 수준인 최대 월 700만대까지 증산하는 한편, 갤럭시S7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으로 상반기에는 출시하지 않았던 무광(無光) 블랙·코랄 블루 제품을 출시하거나 갤럭시S7의 저장 공간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집토끼 지키기'에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국·미국 등 세계 각지의 노트7 사용자 중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교환하는 고객들에겐 최대 10만원(미국은 100달러)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서강대 정옥현 교수(전자공학)는 "갤럭시S7은 이미 세계 소비자들로부터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제품"이라며 "삼성이 갤럭시S7에 새로운 가치를 얼마나 더 추가하느냐에 따라 4분기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