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 나와라"... 구글표 스마트폰 나왔다

    입력 : 2016.10.06 10:46

    [인공지능 내세워 하드웨어에 도전장]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 2종, 갤럭시·아이폰 시리즈 겨냥
    AI 음성인식 스피커 '구글홈', 아마존 '에코' 아성에 맞불
    "SW·HW 모두 독식하겠단 의도"… "큰 영향 미치지 않을 것" 전망도


    구글이 내놓은 음성 인식 스피커 '구글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 구글이 4일(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하드웨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구글은 이날 스마트폰과 함께 삼성전자의 가상현실(VR) 기기 '기어VR'에 맞서는 '데이드림뷰',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스피커 에코와 대결할 '구글홈' 등도 공개했다. 외신들은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애플·삼성전자 등 기존 강자들과 정면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구글은 신제품의 핵심 키워드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로 무시무시한 성능을 입증한 '인공지능'을 내세웠다. 구글 하드웨어 부문 총책임자인 릭 오스털로 부사장은 "차세대의 혁신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 작용에 있다"면서 "우리는 '모바일 퍼스트' 세상에서 'AI 퍼스트' 세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글의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 '인공지능' 내세워서 시장 장악 노린다


    구글이 공개와 동시에 출시한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5인치 크기의 픽셀과 5.5인치 대화면 제품인 픽셀XL 두 가지다. 구글은 자신들의 첫 번째 '구글폰'이라고 홍보했다. 그동안 LG전자 등 제조사와 협업해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이번에는 독자적으로 개발을 했다는 것이다. 제품 제조는 대만의 HTC에 위탁했다. 픽셀폰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최신 버전인 누가 7.1이 탑재됐다. 두뇌 역할을 하는 칩은 퀄컴의 스냅드래건821이 탑재됐다. 카메라는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200만 화소다.


    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의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사브리나 엘리스 제품관리 총책임자가 구글의 첫 프리미엄 스마트폰 '픽셀'을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구글은 하드웨어보다 픽셀폰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주무기로 내세웠다. 픽셀폰에 내장된 인공지능·음성 인식 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검색부터 지도·동영상·이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용자의 스케줄도 자동 관리해주고 콘서트·식당 예약도 알아서 해준다. 구글 측은 "지금 출시된 서비스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말했다. 구글이 픽셀폰과 함께 내놓은 사물인터넷용 음성 인식 스피커인 '구글홈' 역시 인공지능이 핵심 경쟁력이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적용된 구글홈은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집 안의 가전제품을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엌에 있는 구글홈에다 '거실의 TV 좀 꺼줘'라고 말하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TV가 자동으로 꺼진다. 오스털로 부사장은 "우리의 기기를 가족처럼 모아서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애플과 정면 대결 실익 없다" 지적도


    구글이 이처럼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을 내놓은 이유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력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장을 모두 장악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구글은 스마트폰용 OS를 장악하고 하드웨어 업체들과 협력해왔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협력 대신 구글이 독식하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구글이 애플·삼성전자 같은 하드웨어 기업들과 힘겨루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구글의 이런 시도에 대해 "위협이 될 순 있지만, 엄청난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하드웨어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소프트웨어는 개발자의 역량이 최우선이지만, 하드웨어는 재고 관리·구매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구글이 그동안 하드웨어에서는 성공 경험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픽셀폰 제조를 위탁받은 HTC는 그동안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서 품질·고객 관리 문제를 겪으며 현재는 중국 업체들에도 크게 밀린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연합군으로 협력해왔던 삼성·LG전자 등 기존 하드웨어 업체들과 사이가 멀어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럴 경우 안드로이드 OS의 영향력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