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호 허니빈스 대표 "착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꿈꾸는 달콤한 세상"

  • Interview 유승용
  • Editor 이호택

    입력 : 2016.10.06 10:16

    (전문) 대한민국은 현재 '커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성인은 일 평균 1잔 이상의 커피를 소비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만도 4조원이 넘어서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역세권은 물론이고 동네 골목상권까지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즐비한 모습은 이제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명실상부한 레드오션, 이제 커피 프랜차이즈는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라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듯 아수라의 경쟁 구도 안에 글로벌 브랜드 스타벅스를 잡겠다며 야심 차게 뛰어든 젊은 CEO가 있다. 바로 허니빈스의 오진호 대표이다.



    허니빈스는 '달콤한 쿠키와 향긋한 커피의 만남'을 테마로 현재 대전, 충남 중심 4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제 막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당찬 포부를 밝히는 이면에는 오진호 대표만의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품질과 서비스 관리에 대한 그만의 확고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커피숍은 우선 커피가 맛있어야 합니다. 허니빈스의 커피 주원료는 여타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다른 품질을 자랑합니다. 에티오피아산 최고급 원두만을 고집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남성 고객과 여성 고객의 선호도를 분석해 로스팅 베이스에 차별화를 둬서 고객에게 가장 보편 타당하면서도 이상적인 커피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진한 커피를 선호하는 남성 고객들에게는 커피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부드럽고 특유의 신맛을 선호하는 여성들에게는 스트러스 베이스 커피를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쿠키, 케이크 등 사이드 메뉴 역시 직접 제조 판매합니다. 대형 커피숍에서 제공하는 OEM방식 공급 제품과는 맛과 품질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죠."


    허니빈스는 아직까지 전국망을 커버하는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500개 이상의 가맹점을 자랑하는 커피 프랜차이즈와의 비교 우위 경쟁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다. 오히려 오 대표는 이 부분을 브랜드가 탄탄한 기반을 쌓는 기회로 보고 있다.


    "저희는 물류 유통, 사이드메뉴의 제조 유통까지 모두 본사에서 직접 합니다. 기본적으로 물류시스템이나 메뉴 공급에서 OEM 방식을 추구하는 여타 프랜차이즈와는 다릅니다. 가맹점이 필요로 한다면 그 매장만의 특별 사이드메뉴까지도 직접 만들어서 제공해 드립니다. 일일이 제가 발품을 팔며 가맹점주와 소통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기분으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보를 좋게 봐주셔서 인지 가맹점주와 본사 직원 모두 한 가족처럼 끈끈한 유대관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부분이 저는 허니빈스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니빈스는 가맹비, 로열티, 보증금이 없다. 본사의 수익구조에 대한 거품을 빼면 그만큼 가맹점이 가져갈 수 있는 마진폭이 클 수 있다는 기본 원리에서 출발한다. 직접 모든 물류와 유통을 담당하고, 제조까지 직접 하기에 초기 본사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지만 가맹점이 제품을 판매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그만큼 리스크가 줄어든다. 조금 덜 가져가되 오래가고 탄탄하게 가자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다. 가맹주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본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오 대표가 직접 창업 현장에서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느꼈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다양한 장사와 사업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좀 더 안정적 생활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죠.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려고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상담을 했습니다. 솔직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인테리어나 운영 전반에서 초기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부담시키는 비용이 폭리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저런 사업에 대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 부분이 더 크게 와 닿았죠. 나와 같은 서민도 무리 없이 창업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허니빈스의 시작이었죠."



    쓰디쓴 시련의 기억, 함께하는 세상의 소중함


    지금은 버젓한 프랜차이즈의 대표가 되었지만, 어린 시절 그의 목표는 무조건 돈을 버는 것이었다. 한창 공부할 10 대 시절, 단 한번도 신문배달을 거른 날이 없을 정도로 어린 나이부터 가난의 무게는 그를 무겁게 짓눌렀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등록금조차 내기 버거운 현실은 계속 이어졌다. 공부는 더 이상 그에게 무의미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일을 시작했다.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과정을 이수하고 나서 대학에 진학했으나 꿈 같은 캠퍼스의 낭만은 사치에 불과했다. 돈을 벌어야 했다. 돈을 벌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게 자리잡았다.


    "정말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저의 2~30대 시절은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 뛰는 것이 나에게는 살아있는 인생공부였습니다."


    돈이 없으면 막노동을 뛰기도 하고 자금이 모이면 호프집, 막걸리 집, 식당 등 끊임없이 도전했다. 물론 쓰디쓴 실패의 고난도 고스란히 그의 몫이었다. 사업 실패로 노숙생활을 하며, 폐인처럼 지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섰다. 젊음이 힘이고 진정성은 무기가 되었다. 진심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는 그의 곁에는 어느새 그를 도와주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때로는 그의 사업 파트너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도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두 가지 원칙은 지켰습니다. 하나는 나의 가난과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당당함과 다른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끝까지 지켜야 하는 신의였습니다. 여러 사업을 하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했죠. 여전히 넉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결혼을 계기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생겼습니다. 지인들을 통해 모인 결혼식 축의금만 8,000만원이 넘었거든요. 제가 그 동안 모아둔 시드 머니와 지인들의 도움으로 허니빈스를 창업할 수 있는 자금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브랜드 론칭 4년차, 아직 성공의 달콤함을 느낄 여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주변에서 받은 도움의 손길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매달 허니빈스에서는 도담도담맘스클럽을 통해 대전지역에 거주하는 한 부모 가정, 독거노인, 고아원 등에 일정액의 후원금과 함께 케이크와 쿠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작은 보답의 시작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전지역에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모금활동도 동참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푸르메재단을 통해서 제1호 어린이 재활병원이 설립됐다. 230개의 어린이재활병원이 운영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이다. 오 대표는 대전지역 어린이재활병원 설립을 통해 재활과 보살핌이 필요한 중증 장애아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현재 지역시민들의 모금활동으로 1억여 원이 모금됐지만 설립을 위한 기본 비용 200억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더욱이 설립 이후에 매년 들어갈 30억원 가량의 운영비도 마련해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은 시도 지자체와 중앙 정부의 정치인들이 동참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는 점이다.


    "어린이 재활병원 설립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기적인 재활과 보살핌만으로도 중증 장애를 갖고 있는 어린이들의 병세가 훨씬 개선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가수 션이 중심이 되어 가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죠. 충남, 대전지역은 가수 윤도현(YB)에게 장문의 편지를 써서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 주셔서 오는 11월에 있을 행사에 동참해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행사 현장에서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포함해 함께하는 이들을 위해 허니빈스의 케이크와 커피를 무상 제공해 드릴 예정입니다."



    함께 만드는 달콤한 성공의 꿈


    누구보다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이 아이러니 하게도 힘든 이웃을 돌아보며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환원 활동을 통해 가치 있는 결실로 열매 맺고 있듯이 그가 갖고 있는 꿈에 대한 신념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허니빈스만의 독보적 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대전에는 성심당의 튀김 소보로가 유명하죠. 성심당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이유는 독보적 제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허니빈스의 목표이자 도전과제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개인적인 도전과제도 있습니다. 허니빈스가 성공해서 300개 가맹점 목표 달성을 하고 승승장구하더라도 지금의 초심은 잃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감사함과 믿음, 사회환원에 대한 마음가짐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 저의 뿌리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허니빈스의 비전은 스타벅스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르는 것이다. 규모나 매출의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적 브랜드와도 어깨를 나란히 알 수 있을 만큼 독창적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은 것이다.


    "허니빈스라는 브랜드처럼 저희가 판매하는 제품에는 꿀이 조금씩 들어갑니다. 우리와 함께 하는 고객과 가맹점주들이 달콤한 꿈을 만들어 가는데 허니빈스가 조금의 도움이라도 된다면 좀 더 가치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착한 커피 프랜차이즈가 만드는 달콤한 꿈의 여정이 어떤 결과물들을 만들어낼지 주목해 볼만 하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