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주춤한 알뜰폰 '4色' 돌파구 찾기

    입력 : 2016.10.05 09:36

    [차별화된 사업 전략 잇따라]


    가입자 점유율 10% 넘었지만 마땅한 수익구조 만들지 못해


    CJ헬로모바일, 미국식 홍보 도입
    프리텔레콤, 멤버십 서비스 내놔
    이지모바일, 해외 홈쇼핑 진출
    세종텔레콤, 장보기 앱 출시


    성장 정체에 직면한 알뜰폰 업체들이 잇따라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내놓으면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2011년 7월 도입된 알뜰폰은 지난해 12월 가입자 592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점유율 10%를 넘겼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월평균 10만여명씩 늘던 가입자 증가세가 7만여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알뜰폰 업체들은 미국식 홍보 방식 도입, 멤버십 출시, 해외 홈쇼핑 사업 진출 등 갖가지 타개책을 내놓고 있다.


    ◇CJ헬로모바일 온라인몰 소개만 해도 최대 10만원


    알뜰폰 업계 1위 CJ헬로모바일은 4일부터 미국 알뜰폰 업체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소개 마케팅인 '친추(친구 추천)플러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이 회사 직영 온라인몰 '헬로모바일 다이렉트' 홈페이지 주소를 공유한 사람에게 이 SNS를 통해 홈페이지에 들어온 방문자 수에 따라 5000~10만 OK캐시백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OK캐시백 포인트(1포인트=1원)는 외식, 쇼핑, 주유 등을 할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서 우정사업본부 직원이 한 소비자에게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를 소개하고 있다(위 사진). 같은 날 알뜰폰 업체 CJ헬로모바일은 자사 온라인몰 주소를 SNS에 공유한 사람에게 방문자 수에 따라 OK캐시백 포인트를 지급하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김연정 객원기자·CJ헬로모바일


    또한 가입자를 새로 유치한 경우에도 그 수에 따라 가입자당 2만~8만 포인트를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버진 모바일·부스트 모바일 등 여러 알뜰폰 업체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버진 모바일은 사용자의 추천에 의해 1명이 가입하면 25달러(약 2만7000원)를 지급한다. CJ헬로모바일 관계자는 "통신 3사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이 적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같은 홍보·마케팅 전략을 만들었다"면서 "CJ헬로모바일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이벤트에 참여해 OK캐시백 포인트를 현금처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멤버십 출시, 해외 홈쇼핑 진출 등 살아남기 안간힘


    프리텔레콤은 4일 라이나생명과 손잡고 알뜰폰 업계 최초로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했다. 편의점 할인, 교육·여행 상품 할인, 호텔·식당 할인 등 기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와 같은 방식이다. 특히 50대 이상 고객의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종합검진, 병원 진료 할인도 제공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이르면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알뜰폰 공동 멤버십을 개발하고 있다. 그동안 통신비는 저렴하지만 멤버십 등 부가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통신을 벗어나 아예 다른 사업 영역으로 발을 넓히는 업체들도 있다. 이지모바일은 지난 6월 캄보디아 홈쇼핑 업체 하나(HANA) TV 홈쇼핑과 업무 협약을 맺고 해외 홈쇼핑 사업에 진출했다. 하나 TV 홈쇼핑은 캄보디아 전역에 유통망을 확보하고 인터넷 쇼핑몰도 운영하는 업체다. 이지모바일은 국산 생활용품과 화장품 등을 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지난 6월 '마트요'라는 장보기 앱을 출시했다. 1인 가구를 위해 동네 중소형 마트와 손을 잡고 출시한 앱이다. 앱에서 가공식품·유제품·냉동식품·잡곡류·채소 등을 구매하면 동네 마트가 배송을 해준다.


    알뜰폰 업계가 이처럼 사업 다각화를 위해 머리를 짜내는 이유는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알뜰폰 전체 매출은 통신 3사 매출의 1.3%에 불과했다. 2013년 908억원, 2014년 965억원, 지난해 511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도 큰 부담이다. 가입자 점유율은 10%를 넘었지만 마땅한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정부가 통신망 사용료 인하 등 각종 지원책을 만들어 도와주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바뀌는 순간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며 "사활을 걸고 체질 개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