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명 중국인 관광객 특수"...유통업계, 국경절 앞두고 '두근두근'

    입력 : 2016.09.23 15:33 | 수정 : 2016.09.23 15:36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중국 1선도시(베이징·상하이 등)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항공사 항공편 좌석은 23일 현재 모두 다 팔렸다. 다음 달 6~7일 중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도 비행기당(當) 한두 석(席)만 남아 있다.


    평소 70%를 밑돌던 서울 명동 주요 비즈니스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은 다음 달 1~5일 90% 수준으로 올라갔다. 중국인 관광객의 예약이 몰렸기 때문이다.


    유통·관광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특수(特需) 기대감에 설레고 있다. 10월 1일 중국 건국기념일인 국경절(國慶節)을 맞아 일주일간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 일주일간 중국인 관광객 몰려온다…’사상 최대 규모 예상’


    이 시기는 중국 내 최대 관광성수기다. 중국 국가여유국 데이터센터 여유(旅游)연구원은 이번 연휴 기간에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중국인 5억8900만명이 국내외 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광업계는 이중 약 25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2015년 21만명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여파로 한·중 두 나라 사이 냉각 기류가 흐를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일반 관광객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한달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91만751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8.9% 증가했다. 올들어 7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총 473만명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중국인 관광객 방문자 수는 2015년의 598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명동 거리 곳곳에는 이미 '자연이 주는 피부 기적(大自然賜與的肌膚奇蹟)' '주름개선, 미백 화장품 안으로 들어와 구경하세요(去皱纹, 美白 里边看看)' 등 국경절을 겨냥한 새 중국어 광고 문구가 걸렸다.


    명동의 한 한국 음식점 대표는 “중국인들과 의사소통을 위해 중국인 유학생을 단기 아르바이트로 고용했다”고 말했다.



    ◆ ‘쇼핑 큰 손’ 중국인 관광객 겨냥한 할인행사 줄줄이


    중국인 관광객은 개인 씀씀이도 큰 대표적 ‘큰 손’이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쓴 평균 여행경비(평균 261만원)는 미국인의 2배, 일본인의 3배에 달했다


    주요 유통업체들은 29일부터 시작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Korea Sale FESTA)'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해까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던 행사다.


    행사를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로 4분기 민간소비가 0.2%포인트 늘고 국내총생산(GDP)은 0.1%포인트 증가했다고 추산하고, 올해 이 행사를 대폭 키웠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 수는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168개(매장 수 기준 4만8000여곳)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메트로시티·루이까또즈 핸드백 등을 절반 이상 싼 값에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소다와 탠디 등 구두 제품을 최대 60%까지 할인해 판다. 신세계백화점은 300여개 패션 브랜드를 최대 70%까지 싸게 판매한다. 지난해 불참했던 온라인쇼핑몰 업체들은 중국어 쇼핑이 지원되는 ‘사이버 핫데이’를 열어 참여한다.


    그랜드힐튼호텔, 롯데호텔 등은 숙박 1일 또는 3일 당 1일을 더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아시아나·제주 항공은 항공권 할인에 나섰다. 한국방문위원회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하물과 쇼핑상품을 보관해주는 ‘핸즈프리서비스’를 다음 달 1일부터 최대 50% 싼 값에 제공한다.


    행사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30일에는 서울 영동대로에서 인기 가수 AOA·원더걸스·샤이니 등이 참여하는 K-POP 공연이 열린다. 한류 문화 체험기간(9월 29일~10월 31일)에는 전국 55개 지역에서 문화축제를 준비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국경절 기간에 호텔과 외식업 등 관광업계 전반에 15~20%에 가까운 매출 신장 효과가 있었다”며 “올해도 '깜짝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