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신 작가와 임영주 교수의 '동심(童心)'이 살아있는 전통동화 세상

  • 조선닷컴 뉴미디어경영센터

    입력 : 2016.09.07 17:51

    김홍신 작가(왼쪽), 임영주 교수

    동심(童心)이라는 말이 예전만큼 많이 쓰이지 않는 세상이다. 아이의 마음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혹시 아이들도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동심 이상의 뭔가를 찾는 걸까?


    학원에 스마트폰, 게임과 첨단 디지털기기에 길들여져 있는 아이들에게 동심을 돌려주어야 한다. 상상력, 창의력이 강조되는 요즘, 동심의 세계에 그것들이 가장 잘 살아 있다.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는 힘은 동심을 가꿔주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의 순수하고 무궁한 동심의 세상에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은 어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어른들 또한 동심을 동경하고 그런 마음을 가졌다. 김홍신 작가, 임영주 교수는 이런 메시지를 담은 동화책을 출간했다. 마침 동심에 비친 전통의 의미까지도 재미있게 그려내어 추석을 앞둔 요즘 어른마저 추석을 기다리게 한다.


    노란우산 출판사에서 나온 <추석에도 세배할래요>는 아이의 동심과 전통의 만남으로 지식만을 전달하는 느낌을 주는 전통동화에서 벗어나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는 것이 장점이다. 모름지기 동화는 교육성을 품어도 역시 '흥미'가 있어야 한다.


    이 동화는 <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 <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의 전통통화 시리즈의 네 번째 역작이다. 한국의 전통 명절인 추석을 배경으로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상상력, 추석 이야기를 재미있게 담았다.


    변신 로봇을 갖고 싶은 민우는 설날 세뱃돈을 받은 기억을 떠올린다. 명절과 설날, 추석이 어린 민우에게는 아직 정확히 구분이 안 되는 상태다. 민우는 추석날 아침 가족들에게 세배하기 시작한다. '세뱃돈'을 받아 변신 로봇을 살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으면서 말이다.


    그러나 민우는 세배는 설날에 하는 것이며 추석에는 세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울음을 터뜨린다. 세뱃돈을 받지 못하면 꿈에도 나타나던 변신 로봇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변신 로봇을 갖고 싶은 민우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김홍신·임영주가 만드는 동화의 세상에는 동심이 살아있다. 이 그림책에는 너무 똑똑하고 앞서가는 어린이 출판 시장이 놓치고 있는 정서가 있다. 그것은 바로 물질의 소중함이다. 부족하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마음속에 있는 판타지를 획득했었던 시대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가 그려져 있는 것이다.


    김홍신 작가와 임영주 교수는 '결핍 교육'이 필요한 시대를 잘 파악한 것 같다.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머리와 마음으로 '궁리'를 하면서 탐색과 모색을 한다. 이게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원동력이다. 원하면 그냥 주어지는 요즘의 양육은 물질의 풍족함만 주는 것은 아닌지 동화를 읽으며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민우가 세뱃돈을 달라고 할 때 귀여운 손주가 달라고 하니 "엣다. 추석이지만 세뱃돈 줄게"하는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추석과 설날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의 지혜가 살아 있는 동화다. 하지만 역시 절실히 원하는 동심(童心)을 지나치지 않고 '달 보며 소원을 빌면'이라는 추석의 의미를 살리는 장면에서 어른도 아이도 안심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버지의 손에 들린 변신 로봇이다. 각 가족의 면모를 부각시키며 조부모의 역할, 요즘의 아빠 교육 열풍도 지나치지 않고 전통 동화 형식에 절묘하게 살려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최초 베스트셀러 작가, 2선 국회의원, 캠퍼스의 스승, 산 지식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김홍신 작가와 아동문학가이며 대학에서 현재 후학을 양성하고, 부모교육 강연 현장에서 수많은 부모와 소통하는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 교수가 마음을 합친 것이 바로바로 동심(童心)그리기이다.


    동심의 세계에 알맞은 재미와 아울러 윤색하지 않는 '우리의 전통'을 담아내는 의미 있는 작업을 지속한다니 기쁜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누런 벼이삭이 영글어가는 가을 들판을 바라보며 추석뿐 아니라 우리의 고유명절과 전통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앞으로 두 작가의 공저로 전통 동화 작품이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 전통의 가치와 '우리 문화'에 대해 새끼 꼬듯, 멍석을 엮듯 이어주고 풀어주며 두 저자는 전통 동화에 매진할 것이라 한다. 앞으로 출간될 작품들이 더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