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8.18 09:30
- ▲ 정윤주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가정의학과)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주변에 피로하다는 분을 부쩍 자주 만나게 된다.
본래 피로는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일 수 있다. 그러나 평소에 비해 낮은 강도의 일을 한 후,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한 후에도 피로가 지속된다면 피로의 원인을 자세히 찾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피로로 인해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피로가 점점 심해지는 경우, 체중 감소, 기억력 저하 등 여러 증상이 동반되고 1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
피로는 증상 지속 기간에 따라 1개월 이상인 경우를 지속성 피로, 6개월 이상 지속, 반복되는 경우를 만성 피로로 정의한다.
피로의 증상은 피곤하고 기운 없는 가벼운 정도부터 두통, 관절통 및 소화불량, 알러지 증상, 탈모, 불면증 등을 동반하기도 하며 일상적인 활동을 수행할 수 없는 정도까지 다양하다.
피로의 가장 흔한 원인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인 문제이다. 흔히 만성 피로가 있는 경우 간 기능 이상 등 신체 질환을 의심하지만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 등 정신적인 요인이 많은 원인을 차지한다. 그 외 신체질환으로 빈혈,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의 내분비계 이상, 만성 신부전, 결핵, 급만성간염, 심장병 등이 있을 수 있고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나 비만, 약물 부작용, 신체활동 저하나 흡연, 알코올 등이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간혹 원인을 못 밝히는 경우 만성 피로 증후군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만성 피로 증후군은 만성 피로와 구분되는 질환으로 유병률이 매우 낮고 진단 기준이 까다롭다. 이처럼 피로는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도 원인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만성 피로를 느끼는 경우, 임의 진단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하게 평가받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한다. 원인 평가를 위해 기본적인 혈액, 소변 검사, 흉부 촬영, 스트레스 및 자율신경 검사, 정신 상태 검사 및 운동 능력 평가, 체위성 저혈압 검사, 뇌파, 뇌 혈류량 검사 등 다양한 검사들이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검사를 하기 보다는 담당의에게 진찰 후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인 질환에 대한 치료와 더불어 피로 개선을 위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사항이 있다. 피로를 악화 시키지 않는 정도의 규칙적 유산소 운동, 수면의 질 개선, 식이조절(카페인, 고당분 및 고지방 식사 제한), 금연, 금주 등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 습관 개선이야 말로 피로를 개선하는데 꼭 필요한 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