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초읽기... 중국 IT산업에 투자 길 열린다

    입력 : 2016.08.09 09:34

    상하이 이어 두 번째 증시 개방
    IT·미디어 등 신산업 비중 높아… 중소형株 집중 투자 펀드 주목


    2014년 11월 17일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개막식 행사. 선전·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도 조만간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AP뉴시스

    중국의 나스닥시장 격인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의 교차 거래를 허락하는 '선강퉁(深港通)'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선강퉁은 선전(深圳)-홍콩(香港) 증시의 상호 거래를 터준다(通)는 뜻으로 두 거래소의 교차 거래를 허락하는 제도다. 2014년 11월 상하이(별칭 '滬(후)')와 홍콩 시장 교차거래를 텄던 '후강퉁(滬港通)'에 이은 두 번째 중국 증시 개방 조치다. 선전거래소는 외국인이 투자하기엔 제약이 많았는데, 선강퉁을 계기로 홍콩 증시의 글로벌 투자 자금이 흘러들 수 있는 물길이 뚫리면 중국 증시에 모처럼 시원하게 돈이 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中 신산업 투자 기회 열린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시점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10~11월(골드만삭스 전망), 늦어도 올해 안엔 선강퉁이 시행되리라고 보고 있다. 홍콩거래소는 지난 6월 선강퉁 거래를 위한 시스템 정비를 시작했다. 지난달 말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도 "연내 적당한 시기를 택해 (선강퉁을)실행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선강퉁이 '개봉박두'임을 알리는 징조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금융사나 에너지기업 등 묵직한 대형주가 많은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선전거래소엔 정보기술(IT)주 같이 앞으로 가격이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주식이 비교적 많다. 선우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전거래소는 신소재·IT·미디어·제약 등 새로운 사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특히 최근 주목을 받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과 관련한 회사는 대부분 선전에 상장돼 있어 중국의 미래 사업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선강퉁으로 선전 시장이 열리면 한국 투자자들의 중국 중소형주 투자 기회도 늘어날 전망이다. 후강퉁 때와 마찬가지로 선강퉁으로 투자가 가능한 종목군(群)을 중국 금융당국이 정해줄 가능성이 크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후강퉁을 분석한 결과 거래 빈도가 높고 배당을 많이 하는 주식에 대한 투자가 많이 늘었다"며 "그 외에 BYD(전기차 업종)나 Le TV·펀중미디어(미디어)·쑤닝윈상(스마트폰 활용 가전 유통) 등 선강퉁에만 있는 중국의 신성장 산업 관련 주식이 희소성 때문에 유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소형주 집중 투자 펀드 유망"


    지금 시점에서 가장 간편하게 '선강퉁'의 '단물'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은 국내 증권사가 판매하는 펀드 중 선강퉁 수혜주를 담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주가 시가총액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하이시장과 달리 선전시장은 IT주가 약 20%에 달하는 등 중소형 고성장 기업의 비중이 높다"며 "국내에서 운용 중인 중국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들이 선강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소형주 펀드 중엔 삼성자산운용의 '중국 본토 중소형 포커스 펀드'(순자산액 약 1917억원, 환헤지형 기준)의 규모가 가장 크다. 상하이 본토 및 선전 A주(중국인 전용 종목) 중에 성장성이 높은 중소형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지난 8~9월 중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으로 1년 수익률은 ―14.6%(8월 4일 기준)를 기록 중이지만 2년 수익률은 21.3%, 6개월 수익률은 13.1%로 나쁘지 않다. 신한BNP파리바 '중국 본토 중소형주 RQFII 펀드'도 중국의 중소형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이들 펀드가 중국 중소형주에 집중하긴 하지만 상하이와 선전 시장을 모두 어우르기 때문에 선전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진다. 선강퉁을 계기로 오로지 선전거래소에만 투자하길 원한다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선강퉁 시행 대비'용으로 지난달 출시한 '차이나 심천 100 인덱스 펀드'가 더 적합할 수 있다. 한국 최초로 '선전 100지수'를 기초로 삼은 인덱스 펀드(지수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변하는 펀드)다. 이 지수는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A주 중 상위 100종목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