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빅3 점유율, 삼성전자 추월 직전

    입력 : 2016.08.09 09:25

    [업계 조여오는 '차이나發 공포']


    中 빅3, 세계시장 20.8% 점유… 1위 삼성전자는 2분기에 22.4%
    中·인도 시장선 삼성·애플 제쳐


    스마트폰 제조·통신장비 분야, 中 화웨이 국제특허 3898건 출원
    삼성·LG전자 합친 것보다 많아


    중국 스마트폰업체 화웨이는 오는 16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사(自社) 전략 스마트폰인 '아너8'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연다. 화웨이가 미국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앞세워 최대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삼성의 대(大)화면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공개 행사를 하루 앞두고 중국 베이징에서 '아너노트8'를 전격 공개하며 선제공격에 나서기도 했다.


    중저가폰 시장에서 급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자사의 대표 스마트폰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 삼성·애플 등 기존 강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한 중국업체의 기술력을 감안하면 조만간 세계 스마트폰 업계에 '중국발(發) 공포'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도 빠르게 경쟁력을 키워, 삼성과 애플의 양강(兩强) 구도를 뒤흔들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중국의 공습'에 세계 2위 자리 내줄 수도"


    8일 IT(정보기술)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 7700만대로 점유율 1위(22.4%)를 유지했다. 반면 애플은 작년 2분기보다 점유율이 2.1%포인트 감소한 11.8%로 주춤했다. 반면 중국의 화웨이는 9.4%로 애플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애플이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아이폰7의 성적이 저조할 경우, 자칫 글로벌 2위 자리까지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신흥 강자인 중국의 오포와 비보의 급성장도 눈에 띈다.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은 작년 2분기 각각 2.8%와 2.7%에서 올해 2분기 6.6%와 4.8%로 급성장했다.



    중국 업체들은 중국 내수(內需)시장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이미 삼성과 애플을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오포는 중국 시장에서 지난 6월 점유율을 22.9%까지 끌어올리며 1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17.4%로 2위, 비보가 12.0%로 3위를 차지했다. 반면 과거 1, 2위를 다투던 애플(9%)과 삼성(6.8%)은 크게 밀렸다. 중국 업체들의 인도 시장 점유율도 올해 1분기 21%에서 2분기 27%로 크게 치솟았다.


    ◇중국 업체 왜 강한가


    중국 업체들은 이제 '타도 삼성' '타도 애플'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단계다. 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5년 내 세계시장 점유율 20~25%를 차지해 애플과 삼성을 제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인 화웨이의 무기 중 하나는 '광범위한 특허'다. 스마트폰 제조와 통신장비 분야에서 중국 1위인 화웨이는 작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총 3898건의 국제 특허를 출원해 1위에 올랐다. 퀄컴(2442건), 삼성전자(1683건), LG전자(1457건)를 상당한 격차로 앞섰다. 1980년대 통신 장비 사업에 뛰어든 뒤 매년 매출의 15% 이상을 기술 개발에 투자한 결과다. 최근 미국·중국 법원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잇따라 특허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자신감에서 나왔다. 여기에 화웨이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주요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하며 삼성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2의 화웨이'로 꼽히는 오포·비보도 탄탄한 기술력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오포는 저가(低價) 전략을 쓰는 대다수 중국 브랜드와 달리 중고가(中高價)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2014년 연매출의 6%를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모든 제품을 100여 종의 혹독한 테스트를 거친 뒤 출시할 정도로 품질에 심혈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CPU·배터리 등 하드웨어는 물론 디자인 부분에선 거의 한국 업체 수준을 따라왔고, 홍채인식 같은 선도 기술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