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고 재정 풀어 살린 景氣... 하반기까지 이어질까

    입력 : 2016.07.27 09:28

    [2분기 예상밖 3.2% '깜짝 성장']


    금리인하 효과 3월부터 나타나 재정, 상반기 60% 퍼부어 약발
    수출도 0.9% 의외의 성장세
    브렉시트 악재, 설비투자 부진… 하반기엔 성장률 2.4% 예상


    지난 6월 말까지 정부가 자동차 등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해준 바람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면서 지난 2분기(4~6월) 우리나라 경제가 반짝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는 2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고, 상반기로는 3.0%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4월 성장률을 전망할 때만 해도 2분기는 3.1%, 상반기는 2.9%였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에 2%대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3%대가 나온 건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라며 "하반기에 대형 돌발 사태가 터지지 않는다면 연간으로 2.7%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정을 풀고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리는 등 돈줄을 푸는 정책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 투자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수출도 반도체와 석유·화학 부문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분기 기준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본격적인 회복세를 논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최악의 침체 가능성은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에 따라 소비·건설 회복세


    정부는 상반기에만 203조원 이상을 시중에 풀었다. 이는 올해 재정 지출 목표의 60%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2014년 8월 정부가 도입한 주택 담보대출 규제 완화가 이어지면서 주택 경기가 호조를 보였다. 주택을 중심으로 2분기 건설 투자는 전년보다 10.6% 성장하며 전체 성장률(3.2%)에서 높은 기여도(1.6%포인트)를 차지했다.



    2014년 8월부터 올 6월까지 한은은 기준 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총 1.25%포인트 낮췄다. 그 결과 연 2.50%이던 기준 금리가 1.25%까지 내려갔다. 보통 기준 금리 인하는 실시 1년반 이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은은 "작년 말과 올해 초 중국의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가 올 3월부터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연율로는 3%에 근접하는 성장률로 잠재성장률(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모든 생산 요소를 동원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개별소비세 인하(5%→3.5%)와 임시공휴일 등 정책적 변수가 더해져 소비 부문 회복세가 강했다. 2분기 민간 소비는 전년보다 3.2% 성장했다. 국산 자동차의 내수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조치에 힘입어 1분기 8.3% 증가한 데 이어 2분기에는 16.8%나 증가했다.


    수출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1.1% 뒷걸음쳤던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 및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9% 성장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내외 여건과 주요국 성장률을 고려할 때 양호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성장세 미약할 것


    그러나 여전히 불안 요소는 곳곳에 잠복해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됐고, 하반기엔 김영란법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도 제기된다. 주택 담보대출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이를 규제하는 정책이 나오고 있다. 한은도 상반기 성장 수치가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하반기엔 이런 깜짝 실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본다. 하반기엔 2.4% 성장에 그치며 연간으론 2.7%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글로벌 경제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기업들이 미래를 여전히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설비 투자는 1분기(-4.5%)에 이어 2분기(-2.6%)에도 부진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상반기 반짝 성장이 추세로 굳혀지기엔 조건이 충분하지 않다"며 "내년부턴 우리나라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기 때문에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에 전 분기보다 3.0% 늘어났던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2분기에는 쪼그라들면서(전 분기 대비 -0.4%) 지난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 3개월 만에 감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