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엘라스토머 공장 증설... 글로벌 3위로 키운다

    입력 : 2016.07.26 09:21

    LG 등 4개 업체만 생산 가능, 향후 5년간 40%이상 성장 예상
    4200억원에 '팜한농' 인수 이어 잇따라 미래 신사업 발굴 나서
    2013년 이후 6조5000억원 투자


    LG화학이 4000억원을 투자해 20만톤(t) 규모의 고부가가치 합성수지(엘라스토머) 생산 공장을 증설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4월 4200억원을 들여 종자(種子)·비료 기업인 '팜한농'을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 또 한 번의 대규모 투자다. LG화학은 2013년 이후 약 6조5000억원 규모의 국내외 시설 투자를 했다.


    이번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엘라스토머 생산량은 미국 석유화학기업인 다우케미칼과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 3위로 올라선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를 내는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서 중국 등의 후발 업체들 추격을 뿌리치고 지속적인 수익을 내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40% 성장… 고부가가치 시장을 잡는다"


    LG화학이 이번에 투자한 '엘라스토머'라는 합성수지는 플라스틱처럼 가공하기 쉽고, 고무처럼 탄성이 뛰어나 자동차 소재부터 전선케이블 피복재, 운동화 충격흡수용 밑창, 기능성 필름 등에 고루 쓰인다. 폴리에틸렌과 같은 일반 범용 제품 대비 10%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특히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연비(燃比) 향상을 위해 경량화 경쟁에 나서면서 자동차 범퍼에 강철 대신 엘라스토머를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석유화학 전문 시장조사업체 CMR은 전 세계 엘라스토머 시장이 5년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신소재인 만큼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엘라스토머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LG화학을 포함해 4개사에 불과하다. LG화학은 엘라스토머 핵심기술 관련 400여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기초 원료부터 촉매, 최종 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체계도 갖췄다. LG화학 관계자는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라 향후에도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공장 증설이 끝나면 이 소재로만 연간 6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경기 사이클 뛰어넘을 신사업 발굴


    LG화학은 최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 2014년 미국의 수(水)처리필터 기업인 나노H2O를 2200억원에 인수하며 해수담수화 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는 중국 난징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지었고, 올해 4월에는 팜한농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또 3000억~4000억원을 들여 폴란드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LG하우시스와 함께 공동으로 미국 자동차소재부품 기업인 콘티넨털 스트럭처럴 플라스틱스(CSP)에 인수의향서를 내기도 했다.


    LG 화학의 최근 시설 투자(CAPEX) 현황을 보면, 2013년 1조3802억원에서 올해 1조7800억원으로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경쟁사의 연간 시설 투자액(3000억~8000억원)보다 최대 5배 많다.


    LG화학이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는 건 5~10년 단위로 수요와 공급 부족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석유화학산업의 전통적 경기 사이클이 무너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에틸렌 등 석유화학 범용제품의 경우 최근 중국이 생산량을 대폭 늘리면서, 지속적인 공급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


    LG화학 손옥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은 "사이클에 맞춰 투자해오던 전통적인 석유화학 경영체제로는 향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춰 어떤 환경에서도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