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연봉, 中企의 2배

    입력 : 2016.07.21 09:27

    [작년 대기업 정규직 4.2%, 中企 1.2% 올라… 격차 더 벌어져]


    근로자 평균 연봉 3281만원
    1억 이상 연봉자 4만명 늘고 8000만~1억원은 1만명 감소
    근로자 75%는 4000만원 미만


    지난해 현대중공업 직원 1인당 임금은 7827만원으로 재작년보다 4% 올랐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인 A사는 같은 기간 1인당 임금이 4145만원에서 3583만원으로 14% 줄었다. 경기 불황으로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대기업인 현대중공업은 임금이 오히려 오른 반면 중소기업인 A사는 임금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직원의 1인당 평균 임금은 9700만원으로 2년 전 대비 200만원 올랐지만 협력사인 H공업의 1인당 평균 임금은 같은 기간 25%(1097만원) 깎였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정규직 임금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3181만원으로 1년 전(2955만원)보다 226만원(7.6%)이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평균 연봉(6544만원)은 중소기업 평균(3363만원)의 두 배였다.


    ◇점점 벌어지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임금 근로자 1468만명의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 지난해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47만원(1.5%) 오른 3281만원이었다. 이 중 대기업 정규직의 연봉은 4.2%(266만원) 오른 반면 중소기업 정규직 연봉은 1.2%(4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한편, 상위 10% 이내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9452만원으로 전년보다 166만원(1.8%) 올랐다. 100명 중 50등의 연봉을 뜻하는 '중위 연봉'은 2500만원으로 전년보다 35만원(1.4%) 올랐다. 소득 하위 10%의 연봉은 전년 대비 17만원(2.9%) 오른 601만원이었다. 김성수 서울대 교수는 "중소기업보다 고용 안정성이 높은 대기업은 장기 근속하는 직원들이 많아 고임금자가 많고, 노조의 요구 수준이 높아 임금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1억원 이상 연봉자가 가장 많이 늘어


    소득 구간별 근로자 수를 보면, 특히 1억원 이상 연봉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는 전체 근로자의 2.7%인 39만명으로, 전년 대비 4만명(11.6%)이 늘었다. 8000만~1억원 연봉자는 전년 대비 1만명 감소해 전체 근로자의 2.8%(96만명)였다. 6000만~8000만원 연봉자도 전년보다 7만명이 늘어 전체의 6.5%(96만명)를 차지했다. 전체 근로자의 12%는 6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셈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대다수인 75%는 연봉이 4000만원 미만이었다. 2000만~4000만원 연봉자는 38%, 2000만원 미만 연봉자는 37%였다. 이 때문에 최근 현대차·현대중공업의 연대 파업이나 조선사들의 파업에 대해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 고액 임금 근로자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도 대기업 직원들의 소득은 가장 크게 늘었다"며 "소득 상위 10% 이상인 대기업 직원들이 파업을 벌이면, 가뜩이나 어려운 협력업체들에 큰 피해가 가는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