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운드 오른 손정의... 첫 승부구는 사물인터넷

    입력 : 2016.07.19 09:29

    반도체 설계 ARM 35조에 인수… 사물인터넷 시장 독점 노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진) 사장이 은퇴 번복 후 첫 번째 승부수를 던졌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 반도체 설계업체인 영국 암(ARM)을 인수한 것이다.


    두 회사는 18일(현지 시각) 소프트뱅크가 암의 지분 100%를 243억파운드(약 35조1936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상장되어 있는 암은 인수 후 상장 폐지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는 소프트뱅크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전까지는 2013년 미국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의 지분 70%를 220억달러(약 25조원)에 인수한 것이 최대였다.


    손정의 사장은 이날 합병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세계는 PC·모바일을 넘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암은 이런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를 이끌 수 있는 핵심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손 사장이 '30년 중점 사업'의 하나로 직접 꼽았던 사물인터넷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암의 사이먼 시거스 최고경영자(CEO)도 "앞으로 사물인터넷 같은 미래 기술 개발에 투자를 대폭 늘려서 시장을 선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은 PC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우리 주변의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작동시키는 기술로, 이를 구현하려면 기기마다 반도체 칩 크기의 초소형 컴퓨터(시스템온칩·SoC)가 들어가야 한다. 암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스마트폰용 CPU(중앙처리장치)의 95% 이상이 암의 기술을 빌려 쓰고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암이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자동차용 반도체와 사물인터넷 등에서 인텔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암이 사물인터넷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보고 손 사장이 막대한 베팅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