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대반전... 상반기만 1兆 흑자

    입력 : 2016.07.19 09:23

    작년 4조 순손실 기록했던 핵심 3개 계열사 모두 흑자로
    2년간 3조5000억 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지으며 연료전지·면세점 기대도 커져


    최악의 부진을 겪던 두산그룹이 올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그룹 지주사인 ㈜두산과 발전 장비 업체인 두산중공업, 건설 장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 등 핵심 3개사에서만 4조원대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1조원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2년간 진행된 3조5000억원대의 자산·사업 매각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재무 구조도 한결 좋아지고 있다.


    ◇주력 3대 기업, 올 상반기 흑자 1조원 육박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올해는 확실히 회복할 것이다."


    올 초 두산 위기설이 확산되자 두산그룹 최고위층은 이렇게 말했다. 그의 장담은 18일 발표된 주요 계열사 실적에서 입증되고 있다. ㈜두산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 5579억원, 당기순이익 435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두산중공업은 비용 절감 등으로 영업이익(4829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늘었고, 당기순이익(2153억원)은 114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2847억원, 당기순이익 30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은 40% 늘었고, 순이익은 344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계열사 중·소형 건설 장비 전문 업체인 두산밥캣의 실적 호전이 효자 역할을 했다. 두산밥캣은 올 2분기에만 매출 1조1135억원, 영업이익 1491억원을 달성했다.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3개 주력 회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9537억원에 달했다.


    ◇연내 두산밥캣 상장… 재무 구조 개선 마무리


    재계에선 두산이 재무 구조 개선과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두산은 장기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2차 재무 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었다. 2014년 8월 ㈜두산이 KFC 지분 매각으로 1000억원을 조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년여 동안 보유 지분과 사업 부문을 대거 정리해 현재까지 약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을 통해 1조1300여억원을 확보했고, 5월에는 두산건설이 HRSG(배열 회수 보일러)사업을 약 300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은 또 알짜 계열사인 두산밥캣의 연내 상장(上場)을 추진 중이다. 증권가에선 두산밥캣의 최근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3조~5조원 사이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산은 밥캣 상장 자금과 계열사 매각 자금 등을 활용해 부채 줄이기에 나서 지난해 말 기준 11조원대 규모이던 차입금을 올 연말까지 8조원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재무 구조 개선은 지난 3월 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정원 회장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튼실한 재무 구조 완성 ▲신규 사업의 조속한 본궤도 진입과 신규 사업 개발 시도 등을 강조했다. 두산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가 올해 들어선 실적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제는 새로운 성장에 나설 때"라면서 "신규 사업으로 추진 중인 연료전지사업과 면세점 사업도 조만간 본격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