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의 한국'을 위해 '혁신'의 틀을 만들다

    입력 : 2016.06.30 09:59

    'C랩'으로 49개 기업 육성,  '스마트 공장'으로 제조기업 역량 높여


    삼성 | 대구·경북


    삼성그룹은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 데 이어, 그해 12월 구미에 경북 센터를 추가로 열었다. 대구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C랩'을 운영하며, 아이디어가 좋은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경북센터는 제조 기업의 공장 효율화를 돕는 '스마트 공장'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이 지역 고택·종가 음식 등의 관광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센터는 지금까지 49개 기업을 육성해 총매출 52억원을 창출하고, 투자를 70억원 유치했다. 올 7월부터는 추가로 선발된 15개 기업을 지원한다. C랩에 선발되면 아이디어 구체화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창업 전 과정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 받는다. 대구시·삼성이 조성한 C펀드는 9개월간 지분 투자 형식으로 2000만~3억원을 지원한다.


    2년이 다 되어가는 C랩을 졸업한 기업 중에는 이미 매출 성과를 올리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작가의 아트 작품을 상품화하는 기업 아트쉐어는 지난해 약 10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매출 20억원과 수출 1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바일 동영상 편집 서비스 '스냅베리'를 개발한 더크리에이션은 국내에서 총 3억원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최근엔 미국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경북센터는 지역 제조기업·중소기업의 역량을 높이고, 경북의 전통·농업을 사업화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기준, 162개 기업의 '스마트 공장' 사업을 지원했다. 삼성전자의 혁신적 공장 시스템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현장에 출동해 노후화된 중소·중견기업의 제조 공정을 개선시켰다.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C랩에 입주한 벤처기업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일례로 자동차용 부품 생산 업체 'DPM 테크'는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구인난을 해소했고,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정규직 16명 채용에도 성공했다. 독일 벤츠사로부터 부품 인증도 받고, 월 120만개의 추가 수주도 이끌어냈다.


    경북센터는 이 밖에도 지역 우수 벤처·창업을 돕는 'G 스타 드리머즈'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24개의 우수 창업 기업을 선발해 6개월간 사업화를 도왔다. 컵 과일을 생산하는 '푸드팩토리'는 경쟁사보다 3배 긴 최대 15일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 포장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인지도가 약했다. 이 업체는 삼성웰스토리로부터 마케팅 지원을 받아 삼성전자 구미공장, 이케아로 판로를 뚫었고, 4억원대 투자를 받아 자동 공정 시설을 마련, 풀무원·스타벅스 등과도 추가 계약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의 20배인 40억원이 목표이다.


    한편, 경북센터는 경북 전통문화의 관광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44개 명품 고택을 선정해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하고, 호텔신라의 객실 운영·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현존하는 최고(最古) 요리책인 수운잡방(경북 유형 문화재)의 조리법을 표준화하고 11가지 메뉴를 개발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국민 경제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70개 기업 발굴하고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300억원 유치


    KT | 경기


    지난해 3월 KT가 함께 설립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센터)는 IoT(사물인터넷), 핀테크(정보 기술을 접목한 금융 서비스), 게임, 5G(5세대 이동통신) 분야 우수 벤처·창업 기업들을 발굴해 창업 인프라 및 글로벌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센터는 특히 해외 진출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 센터가 발굴한 70개 기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300억원을 유치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60억원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금액이다. 지난 1년간 센터에는 해외 유명 인사 방한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로젠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 등을 비롯해 약 100개국 734명이 방문했다.


    스타트업들을 위한 '글로벌 진출 허브'를 목표로 하는 경기센터는 전국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육성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창업 기관과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연합체를 결성하고 해외 전시회 참가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육성 중인 스타트업의 데이터베이스(DB)를 영문화해 해외 투자자들이 쉽게 이 기업들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통합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황창규 KT 회장으로부터 가상현실 기기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KT는 지난 22일에는 경기도와 함께 벤처·중소기업 투자를 위한 21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또 스타트업과의 신속한 사업 협력을 위해 '스피드 데이팅'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KT를 위해 기술을 개발한 뒤 제품 구매 요청을 하면 KT에서 즉시 의사 결정을 내리는 행사다. 지난 4월 첫번째 행사를 열어 5개 기업과 사업 협력 계약을 맺고 공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월 두 번째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KT는 그룹 내 유통망을 연계해 국내외 판로 개척도 지원하고 있다. 계열사 KTH가 운영하는 T커머스(TV를 통한 상거래) 채널 K쇼핑을 통해 올레TV뿐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에서 제품을 판매할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 바이두, 일본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해외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자체 품질 R&D(연구개발) 센터를 통한 품질 테스트, 300평 규모의 물류센터, 30명 규모의 콜센터 등 스타트업이 갖추기 힘든 인프라도 지원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KT는 그동안 경기센터 육성 기업에 대해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사업협력을 확대해왔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판로 개척을 본격 추진해 KT가 추구하는 목표인 글로벌 강소 기업을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