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700선' 발목 잡는 3大 걸림돌

    입력 : 2016.06.22 09:33

    ①시총 상위주들 20% 넘게 하락
    ②지수 상승 이끌 주도 업종 없고
    ③코데즈컴바인 보호예수 해제


    지난해 '불닥(불붙은 코스닥)'이라고 불리며 780 선까지 돌파했던 코스닥이 올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1일 글로벌 시장에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가 완화되면서 훈풍이 불었지만,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06% 떨어진 688.55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로 따져도 코스닥지수는 0.9% 오르는 데 그쳐 코스피지수(1.1%)보다도 못한 성적을 냈다. 코스닥시장의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부진, 주도주 부재, 품절주(유통 주식 수가 적은 주식) 보호예수 해제 등 '3대 리스크(위험)'가 코스닥지수 700 선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주 부진


    이달 16일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은 4조582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거래 대금(4조4523억원)을 1300억원 넘게 앞질렀다. 코스닥시장 거래 대금이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른 것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시장에 돈이 몰리는 것은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매매의 89%는 개인 투자자가 차지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에 비해 덩치가 작은 코스닥 중소형주는 주가 변동성이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고수익을 노리고 개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빚을 내서 코스닥시장 종목에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20일 현재 3조9745억원에 달해 유가증권시장(3조2715억원)보다 많다.



    하지만 코스닥지수 700 선 진입을 막고 있는 시장의 3대 리스크 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첫째 리스크는 실적 개선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종목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지수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 주가는 올 4월 6일 장중 12만2000원을 찍은 뒤 현재 약 22% 떨어진 9만5000원까지 내려왔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 탓이 컸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 축소된 시총 2위 카카오 주가도 올 1월 13일 고점(11만9800원) 대비 22% 떨어져 9만3800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1위 주식인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145만원에 근접해, 코스피지수를 끌어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밖에 시총 4~6위인 CJ E&M, 메디톡스, 바이로메드도 올 1월 기록한 연고점 대비 20~30%씩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품절주 보호예수 해제도 '변수'


    둘째 리스크는 지난해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바이오·헬스케어주 같은 주도 업종이 올해는 안 보인다는 점이다. 내수 부진으로 음식료, IT(정보기술) 등 다른 업종도 부진을 이어가면서 코스닥 투자자들 사이에선 '바이오·헬스케어 아니면 테마주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 상승의 흥행 몰이를 할 대어(大魚)급 신규 상장 기업 유치가 부진한 것도 문제다. 예컨대 하반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 코스닥시장의 새로운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유가증권시장행을 결정하면서 맥이 빠져버렸다. 하반기 상장을 준비 중인 넷마블게임즈까지 유치하지 못하면 코스닥시장의 투자 매력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시총 3위 동서와 22위 한국토지신탁은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마지막 리스크는 올 3월 이후 이른바 '품절주 사태'로 코스닥지수를 들었다 놨다 한 코스닥 시총 7위 코데즈컴바인의 보호예수 해제다. 오는 24일 코데즈컴바인 보호예수 물량 2048만여 주가 시장에 풀린다. 발행 주식의 54.1%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한꺼번에 매물로 나오면 지수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한국은행 금리 인하로 증시에 돈이 유입되고 있고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코스닥시장 종목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하반기 정부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면 중소형 성장주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