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독주 '스마트폰 OLED'에 中·日 도전장

    입력 : 2016.06.22 09:21

    화질 선명하고 두께 얇은 장점… 구부려 다양하게 만들 수도
    삼성전자, 급증하는 수요 대응… 아산공장 생산라인에 8조 투입
    中, 청두·우한에 공장 신설
    日업체들도 투자 적극 나서
    LG도 구미공장에 라인 조성


    우리나라가 독식(獨食)해온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중국과 일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진 삼성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OLED 패널의 99% 이상을 생산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에 공급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OLED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시장이 급팽창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일본의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수조원대의 설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에 맞서 삼성도 OLED 패널 생산량을 현재의 2~3배 이상 늘려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TV용 대형 OLED 패널에 집중해온 LG 디스플레이도 스마트폰용 소형 OLED 패널의 생산에 나서고 있다.


    ◇"한국 독주 막아라" 도전해 오는 중국·일본


    최근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을 이끄는 곳은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제조사들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3위 업체인 비보는 지난 3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7 엣지처럼 화면 양 옆이 휜 'X플레이5'를 내놨다. OLED 패널을 스마트폰에 쓰기 시작한 것이다. 같은 달 중국 오포가 내놓은 'F1플러스'도 5.5인치 OLED 화면을 사용했다. 중국의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OLED 화면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간 2억대 이상을 파는 미국 애플이 내년부터 아이폰 신제품에 OLED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8735만장 규모였던 OLED 패널 시장은 조만간 분기당 1억장 시장으로 커질 전망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속속 OLED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현재 청두(成都)에 OLED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무려 465억위안(약 8조1695억원)이다.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티안마(Tianma)도 120억위안을 들여 우한(武漢)에 OLED 공장을 건설 중이다. 중국 AUO·에버디스플레이는 2018년 대량생산을 목표로 OLED 생산 공정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LCD 시장에서 한국에 주도권을 완전히 뺏겼지만, OLED에선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일본 2위 디스플레이 업체 JDI는 내년까지 500억엔(약 5544억원)을 투자해 지바(千葉)현에 OLED 생산 라인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JDI는 소니·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전자기업들이 소형 디스플레이 사업부를 합쳐 만든 업체다. 대만 훙하이 그룹에 매각된 일본 샤프는 지난 3월 중소형 OLED 연구·생산에 2019년까지 2000억엔(약 2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자본과 일본의 기술력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LG도 공격적 투자로 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내 8조원 이상을 스마트폰용 OLED에 투자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삼성 단독으로 공급을 최대한으로 늘려 후발 주자들이 따라올 여유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고위 관계자는 "기존 LCD 투자는 최소화하는 대신 투자는 모두 OLED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보유한 LCD(액정화면) 생산 설비 일부를 매각한 뒤 같은 공간을 스마트폰 OLED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내년 아이폰 신제품용으로 OLED 패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경북 구미 공장에 총 1조3600억원을 투자해 중소형 OLED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출시될 중국 샤오미 스마트폰 신제품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경기 파주 10라인도 언제든지 중소형 OLED 라인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 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디스플레이. 별도의 광원(光源)이 필요 없기 때문에 디스플레이를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고 구부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