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전쟁 끝나자... 다시 불붙은 移通 속도 경쟁

    입력 : 2016.06.10 09:34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달 주파수 경매를 통해 LTE(4세대 이동통신)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한 뒤 본격적인 통신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 빠른 통신 속도, 더 안정적인 통신망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송수신해야 하는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IoT) 등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도 통신사들의 경쟁을 촉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경쟁은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5G(5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초전이란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 직원들이 모니터를 보면서 통신 네트워크와 관련된 교환기를 점검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T, 2018년 1Gbps 구현 목표


    SK텔레콤은 올해 주파수 경매를 통해 확보한 2.6기가헤르츠(㎓) 대역 60㎒ 폭을 통해 초당 1기가비트(Gbps)의 속도를 내는 최고 품질의 LTE망(網) 구축에 나섰다. 이 회사는 3개 주파수를 하나로 묶어 속도를 올리는 '주파수 묶음(CA)' 기술과 데이터 전송량을 늘려주는 4중 안테나(4×4 MIMO) 기술을 개발해 통신망에 적용할 계획이다. 2018년에 최대 1Gbps의 통신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Gbps는 2시간 분량의 고화질 영화 한 편을 13초에 다운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일반 LTE보다 13배 이상 빠르다.


    SK텔레콤은 이런 최첨단 기술의 적용을 이달부터 시작했다. 이달 일부 지역에서 초당 최대 500메가비트(Mbps)의 전송 속도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통신망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CA 기술로 최대 375Mbps 속도가 나오는 통신망에 다운로드 속도를 33% 정도 더 빠르게 하는 신기술 '256쾀(QAM)'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달엔 부산과 울산·대구, 7월에 광주와 호남, 8월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 지역 등까지 500Mbps의 서비스 제공 지역을 넓힌다. 하지만 현재 256쾀 기술이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 LG전자 'G5' 등 최신 스마트폰에만 지원이 되기 때문에 구형 스마트폰 사용자는 아직 500Mbps 속도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KT 소속 직원이 부산 해운대에서 기가 와이파이(무선랜)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KT 제공


    ◇KT "이론적인 속도 경쟁보다는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속도 향상에 주력"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시범 서비스를 할 예정인 KT 역시 기존 LTE 망에다 새로 확보한 주파수를 활용한 통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T의 경우, 초광대역 LTE망 구축을 통한 안정적 통신 품질 관리에 더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이번 경매로 기존에 보유했던 주파수 1.8㎓ 대역에서 폭 20㎒를 추가(총 폭 55㎒)한 KT는 SK텔레콤보다 1년 빠른 2017년까지 전국 85개시 이상 지역에 1.8㎓ 초광대역망 구축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미 10만여 개의 광대역 기지국을 구축해놓은 KT는 올해 기지국 1만여 개를 더 만들 계획이다.


    KT 측은 "전국에 촘촘히 박혀 있는 1.8㎓ 기지국 및 중계기에 초광대역 LTE 기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심 핫스팟, 빌딩 내부, 지하철 등 통신 트래픽이 많은 곳에서도 고품질 콘텐츠를 더 빠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들의 통신 체감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KT는 주파수 경매 이후 SK텔레콤처럼 구체적인 통신 속도를 내세워 추진 계획을 따로 발표하진 않았다. KT 관계자는 "이미 작년에 LTE와 전국 와이파이(무선랜)망을 결합해 최대 1.17 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하는 '기가 LTE'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이에 지금은 속도전보다는 안정적 통신품질 제공에 집중하는 것이 KT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했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차세대 네트워크 개발을 위해 통신망을 살펴보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올해 800Mbps 목표


    LG유플러스는 이번 경매로 기존에 보유한 2.6㎓ 주파수에다 2.1㎓ 대역의 폭 20㎒를 추가했다. LG유플러스는 이 주파수를 기반으로 4중 인테나, 256쾀 기술을 적용해 연내 최대 800Mbps 속도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의 최대 속도 300Mbps에다 데이터 전송량을 2배 늘려주는 4중 안테나 기술로 600Mbps의 속도를 구현한 뒤 256쾀 기술을 적용하면 초당 800Mbps의 속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상반기 내에 LTE와 와이파이(무선랜)를 묶어 최대 1.17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와이파이 대역 80㎒ 와 LG유플러스의 LTE 대역 40㎒ 를 묶는 기술을 적용하면 이론상 최대 1.17Gbps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2.1㎓ 대역에 내년까지 1차적으로 1만5000기 이상의 기지국을 추가로 구축해 커버리지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