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CEO가 던지는 '경영 화두'

    입력 : 2016.06.03 09:23

    KT 황창규… '고객·글로벌·혁신'
    LG유플러스 권영수… '꿈·자신감·1등'
    SKT 장동현… '실력·솔직함·속도'


    KT 황창규 회장,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 SK텔레콤 장동현 사장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요즘 강조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이들 CEO는 올 초부터 5월까지 각각 자사(自社) 직원들에게 모두 40여 건의 이메일과 사내 게시글을 보냈다. 이를 분석해보니 황 회장은 '고객' '글로벌' '혁신', 권 부회장은 '꿈' '자신감' '1등', 장 사장은 '실력' '솔직함' '속도'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황 회장은 직원들에게 'CEO 생각 나누기'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황 회장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고객'이었다. "고객을 푸시(push)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니즈(needs)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처럼 고객을 강조한 내용이 많았다.


    (왼쪽부터)황창규 회장, 권영수 부회장, 장동현 사장.


    황 회장의 방침에 따라 KT는 올해부터 '고객 인식 1등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단순히 시장 1등이 목표가 아니라, 고객들의 마음속에 '1등 기업'으로 각인돼야 한다는 것이 황 회장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황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발적 '혁신'이 필요하다" "(KT의) '글로벌' 넘버원은 먼 미래가 아니다"처럼 '혁신'과 '글로벌'이란 단어도 자주 쓴다. 그는 최근 임원 회의에서도 "기존보다 나아지기 위한 혁신을 계속하면서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올라설 새로운 것을 함께 찾아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10% 개선이 아닌, 10배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통신시장에서 도약하려면 기존 방식을 완전히 버리고 원점에서 새로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권 부회장은 '꿈'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썼다. 그다음이 '1등' '자신감' 등이었다. "저에게서 시작된 꿈이 점차 전 직원의 꿈으로 퍼져 나가… 여러분이 만들어갈 1등 신화를 기대한다"와 같이 '1등의 꿈'을 이루자는 내용이 많았다. 권 부회장은 직원들과 대화에서도 '꿈'과 '자신감' 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이다. 현재처럼 통신 3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3위 업체가 1·2위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직원 스스로가 자신감을 갖고 '꿈'을 향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부임한 뒤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며 "업무 강도는 강하더라도 직원들이 직장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야 생산성도 높아진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사내 인트라넷의 비공개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경영 방침과 현장 방문 소회 등을 자주 전하는 편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장 사장의 글은 주로 '속도' '솔직함' '실력'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시장·기술 변화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해야 한다", "불편한 얘기들도 서로 있는 그대로 솔직히 소통할 때 신뢰 문화가 정착된다"고 강조한다는 것이다.


    통신 3사 CEO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장 사장은 특히 "(직원들이) 리더의 눈치를 보지 않는 솔직한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자주 이야기한다. 리더와 생각이 다르더라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정착돼야 혁신과 발전이 나온다는 뜻이다. 장 사장은 도전적인 인재상을 강조한다. 그는 직원들과 대화에서 "변화의 과정은 분명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가 계속 시장을 선도해 온 것처럼 우리에겐 성공을 만드는 역량이 잠재돼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