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호재 짧게 반영... 상·하한가 종목 줄어

    입력 : 2016.06.02 09:29

    [주가 변동 허용 폭 상하 30%로 확대 1년… 시장 어떻게 변했나]


    이틀 이상 흐름 이어진 종목, 짧은 기간에 주가 크게 변동
    "惡材 하루 이틀 안에 반영되고 끝…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 강화된 것"
    하루 변동성은 소폭 늘어나


    하루 주가 변동 허용 폭이 상하 15%에서 상하 30%로 대폭 확대된 지 이달로 1년이 됐다. 그간 한국 주식시장이 '15% 룰'에 묶여 역동성이 제한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제도 변화 이후 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일부 전문가가 우려한 하루 중 주가 변동성은 얼마나 커졌고, '뉴스'가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는 얼마나 빨라졌는지 알아봤다.


    ◇상·하한가 종목 확 줄어


    1일 한국거래소가 주가 변동 폭 확대 이전 1년(2014년 6월 16일~2015년 5월 26일)과 이후 1년(2015년 6월 15일~2016년 5월 26일)간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비교해보니, 주가 변동 허용 폭이 상하 30%로 확대된 이후 상·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종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당연한 결과다. 제도 개편 이전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상한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하루 평균 7개가 나왔다. 종목들의 몸집이 가벼운 코스닥시장에선 평균 13개가 상한가에 도달했다. 하지만 주가 변동 허용 폭이 넓어진 이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2개, 코스닥에선 4개꼴로 줄었다. 하한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1개, 코스닥은 3개였던 것이 모두 하나도 없는 날이 대부분으로 바뀌었다.



    ◇호재와 악재 빨리 반영돼


    하지만 일단 흐름을 타고 상한가·하한가가 며칠씩 계속 이어진 종목은 단기간에 주가 변동 폭이 훨씬 커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지난 1년간 이틀 이상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총 24개다. 이 중 상위 10종목은 평균 4.4일간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이 218.3%에 달했다. 지난해 9월 재상장한 동부건설은 재상장과 동시에 5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여 7000원대 주가가 2만원대 후반까지 단숨에 치솟았다. 주가 변동 폭이 15%였을 때는 연속 상한가 상위 종목의 주가가 평균 6일간 130% 올랐던 데 비해 상승 폭이 훨씬 커졌다.


    반대로 연속 하한가를 맞은 종목은 짧은 기간에 깊은 폭락을 겪었다. 제도 변경 전에는 이틀 이상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년간 100종목에 달했지만, 변경 후에는 총 4종목밖에 없었다. 이 종목들은 이틀 만에 주가가 평균 50.8% 폭락해 반 토막 났다.


    하루 하락 폭이 15%까지로 제한됐을 때는 장장 9일간 하한가를 맞은 종목도 있었다. 가짜 백수오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내츄럴엔도텍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부장은 "나쁜 뉴스가 며칠에 걸쳐 주가에 반영됐던 것이 이제는 하루 이틀 안에 모두 반영되고 끝난다"며 "시장에 더 많은 자율을 준 결과, 본연의 가격 발견 기능이 강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루 주가 변동은 소폭 늘어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이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가중평균 되는 코스피지수의 하루 중 변동성(당일 고가에서 저가를 뺀 값을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은 제도 변경 이전(0.76%)보다 소폭 늘어난 0.99%로 집계됐다. 주가지수가 2000선이라면 하루 중 평균 20포인트 정도 움직였다는 뜻으로, 거래소는 큰 변화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시가총액 비중이 작은 중·소형주만 추려 본다면 변동성이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거래소 측은 "지나친 주가 변동성을 통제하기 위해, 직전 체결가에서 크게 벗어나면 잠시 단일가로 매매하는 '동적·정적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하루 평균 40~50번꼴로 발동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