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쑤 조운호 대표 "unmet needs를 찾아라"

  •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

    입력 : 2016.05.12 16:14

    사진=(주)얼쑤 조운호 대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으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있다. 고객으로부터 감사의 말씀을 받는 일이다.


    웅진식품 사장 시절 '아침햇살'을 출시하고 몇 해가 지난날이었다. 인천에 있는 한 주부로부터 엽서 한통을 받았다. 사연인즉슨 얼마 전에 모시던 어머님이 노환으로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한 달 전부터 아무 것도 드시지 못하셨다는 것이다. 딸 입장에서 무엇이라도 드시게 하고 싶어 여러 가지를 권했지만 아무 것도 못 드셨다고 했다. 그러던 차에 혹시나 해서 쌀로 만든 제품이니 드실까 싶어 쌀음료 '아침햇살'을 한 숟가락 입에 떠 드렸더니 드시더라는 것이다. 너무도 고마운 마음에 계속 드시게 했는데 마지막 순간까지 잘 드시고 가셨다는 사연이다.


    어머니가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드셨던 양식이 '아침햇살'이었다는 것이다. 돌아가신 이후에도 산소에 갈 때 술 대신에 아침햇살을 들고 간다는 주부의 사연이었다. 글 마지막에 당부를 했는데 "자기와 같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사라지지 않는 음료가 되어 주시라"는 말씀이었다. 글을 다 읽고 한동안 가슴이 뭉클하고 먹먹했었던 기억이다. 그 후로도 비슷한 내용의 고객편지를 몇 통 받았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정성을 들여 만든 제품은 사람을 움직이는구나'하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감동은 최근에 (주)얼쑤의 주력제품인 식사대용식 '자연한끼'에 얽힌 사연이다. 수년 전 인연이 있는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께 인사 차 방문한 자리가 있었다. 회사 근황을 말씀드리고 제품에 대해 소개를 할 수 있었다. 제품을 곰곰이 살피더니 그룹 내에 전산요원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업무 특성상 24시간 교대 근무는 물론 야근이나 스트레스 강도가 높아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작지만 회장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하며 그 자리에서 제품 주문을 하셨다. 필자 입장에서는 당장 주문을 받아서 좋았지만 그 이상으로 김 회장의 섬세한 리더십에 큰 감동을 받았다.


    김정태 회장과의 인연은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5~6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비서실에서 강의 요청이 와서 찾아간 곳은 명동의 한 식당이었다. 김 회장을 비롯해 6~7명의 부행장들이 대상이었다. 자리를 한 뒤 두 시간 동안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 은행임원들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야한다는 것이 요지였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그 자리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필자도 은행에서 근무를 한 적이 있지만 일개 은행원에서 시작해 은행장에서 그룹회장까지 중책을 맡으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밖으로는 열린 마음을 안으로는 섬세한 배려의 리더십을 배우는 순간이었다.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에 크게 공감이 가는 이유가 있다. 필자가 웅진식품 사장을 할 때 생산이 곧 판매라고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공장에서 24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데 2교대로 진행된다는 보고를 받았다. 노동법 상으로도 근무시간 초과가 되는 일이라 3교대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공장장이 직원들과 상의한 결과 전부 2교대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직원들이 모두 원하는 일이라 수용을 했지만 마음이 쓰였다. 그래서 2교대로 하되 전 공장직원들에게 보약을 한재씩 지어서 먹게 했던 기억 때문이다. 돈으로 주면 젊은 사람들이 술을 사먹을 것을 염려해서 동네 한의원에서 교환권을 사다가 지급을 했던 일이 있다. 물론 직원들 반응은 최고였다.


    진정한 리더십은 솔선수범하고 배려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내부고객이던 외부고객이던 잠재된 욕구를 채워주는 소위 'unmet needs를 찾는 리더십'이다.


    성공한 기업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경제의 단위'라는 기업의 정의보다는 '기업의 존재가치'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기업의 존재가치는 소비자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에서 답을 찾아야한다고 본다. 소비자의 욕구는 물론 기업공동체 구성원의 잠재된 욕구를 채워주려는 노력도 리더의 존재이유가 되는 까닭이다.


    출처 및 기사 링크
    리더피아
    www.leader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