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의 경제학... 움츠린 소비 '반짝'

    입력 : 2016.05.10 13:17

    황금연휴 3박4일동안 백화점 매출액 16% 늘고 고궁 입장객 70% 증가
    외국인 입국 13.6% 는 것도 원인


    내수 끌어올리는데 기여했지만 공휴일 급하게 결정된건 개선해야


    지난 6일 임시 공휴일 지정으로 만들어진 3박 4일 '황금연휴' 동안 주요 소비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5월 5~8일 연휴 기간과 전년 5월 연휴(2~5일)를 비교한 결과 백화점 매출액이 16% 늘어나고, 면세점(19.2%), 대형 마트(4.8%)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연휴 기간을 맞아 나들이족(族)이 늘어나면서 고궁, 박물관, 야구장 입장객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0%, 17.3%, 43.9% 늘었다. 국내 여행 수요 증가로 고속도로 통행량도 8.6% 많아졌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특수가 겹치면서 작년 임시 공휴일(8월 14일) 지정 당시보다 소비 증가 폭이 커졌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처음으로 임시 공휴일을 지정했던 작년 8월 14~16일에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6.8%, 25.6%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5~7일에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37%, 35% 늘어나는 등 작년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또 한강변에서 '삼계탕 파티'를 벌인 중국 중마이(中脈)그룹 직원 4000명 등 외국인 입국자가 전년 동기 대비 13.6% 늘어난 점도 소비 지표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한 민간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을 하루 지정하면 소비지출이 약 2조원 증가하고, 생산도 약 3조9000억원 유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징검다리 연휴로 휴일이 길었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임시 공휴일 지정은 대한상의 건의를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조업 일수 감소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완전 고용에 가까울 정도로 경기가 좋다면 조업 일수 감소가 수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미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공장 가동률이 낮고, 재고율이 높은 상황"이라며 "공급 감소보다 총수요 증가가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임시 공휴일 지정에도 이번 달 조업 일수는 작년 5월보다 오히려 하루 많은 21.5일"이라며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류 등을 제외하고는 제조업 생산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임시 공휴일 지정이 소비 심리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연휴 기간 소비자 지출을 살펴보니, 휴일이 아니었다면 쓰지 않았을 돈을 쓰는 '수요 창출'과 향후 소비에 쓸 돈을 당겨서 쓰는 '조기 집행'이 섞여 있다"며 "다만 최근 들어 50대 이상뿐 아니라 청년층 소비 성향까지 과도하게 줄어들었던 만큼, 위축됐던 소비 심리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평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근래 쓴 내수 진작책 중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것이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임시 공휴일 지정인데, 임시 공휴일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쉬느냐에서 성패가 갈린다"며 "이번 공휴일 지정이 급박하게 이뤄지는 바람에 기업들이 휴무에 적극 동참할 수 없었던 부분은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했다.